[리더의 성공을 돕는 문제상황 탈출법]<25>2×2매트릭스로 권한위임하기

위임, 위임하는데 막상 해보니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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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일을 직접 챙겨야 마음이 편한 A 사장은 몸이 열 개라도 부족하다. A 사장은 고민 끝에 업무권한을 조금씩이라도 위임해야겠다고 결정했다. 직원들에게 권한위임을 선포하고 시행에 들어간 지 며칠 뒤, 김 사장은 직원들이 해오는 일들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수정 지시를 내리는 일들이 하나 둘 늘었고, 급기야 예전처럼 모든 일을 일일이 챙기게 됐다. 사장이 사무실에 들어오기만 하면 직원들은 결재를 받기 위해 줄을 서기 바빴고, A 사장은 전략적으로 중요한 문제나 장기적인 비전을 고민할 여유가 없었다. 이대로 가다가는 사장은 사장대로 지쳐 쓰러지고, 직원은 직원대로 만년 말단 사원처럼 일할 것 같다. 이러한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는 좋은 방법이 없을까?

A 사장이 이런 상황에 놓인 이유는 모든 회사 일을 사장이 챙겨야 한다는 생각에서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회사 규모가 작을 때는 어느 정도 가능하지만 회사가 점점 성장해 30명 이상의 규모가 되면 사장의 업무를 조금씩 위임해야 회사가 제대로 돌아갈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더 이상 발전을 장담할 수 없다. 자신의 업무량을 줄이는 것은 물론이고 부하직원의 역량을 키워줄 수 있어 많은 리더들이 권한위임을 시도하지만, 기대한 만큼 성과를 거두지 못할 때가 많다.

권한위임이 실패한 데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한 가지는 직원에게 위임해도 되는 일과 위임해서는 안 될 일을 구분하지 못해서고, 또 다른 한 가지는 회사의 핵심가치가 직원에게 내재화되지 않은 상태에서 단순히 권한만 위임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떤 일을 직원에게 위임해야 하고, 어떤 일을 사장이 직접 해야 할까. 우선 위임할 업무를 구분하기 위한 구분기준은 업무의 중요성과 시급성이다. 이는 ‘2×2매트릭스(업무를 두 개의 축으로 단순화한 표)’를 활용하면 쉽게 알 수 있다. 먼저 2×2매트릭스의 가로축에는 업무의 중요성을, 세로축에는 업무의 시급성을 표시한다. 그 다음 현재하는 업무 중 시간이 소요되는 일을 20~30개 정도 뽑아 나열해 본다. 그리고 뽑아 놓은 업무의 중요도(가로축)와 시급성(세로축)이 얼마나 높고 낮은지 평가한 뒤 2×2매트릭스에 표시한다. (그림 1참조)

2×2매트릭스의 오른쪽 윗부분에 표시된 업무는 중요성과 시급성이 모두 높은 업무다. 이 같은 업무는 사장이 직접 처리해야 할 업무다.

왼쪽 윗부분에 표시된 업무는 시급하게 처리해야 하지만, 중요성은 떨어지는 업무로 직원에게 위임하는 것이 좋다. 이때 업무별로 전담자를 임명한 뒤 책임과 권한을 명확히 설정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또 부서별 고유 업무는 해당 부서의 책임자가 수행하도록 한다.

오른쪽 아랫부분에 표시된 업무는 중요하지만 시급하지 않은 업무로, 사장이 특별히 챙겨야 할 이유가 없는 한 직원에게 위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단 이때는 리더가 코칭과 점검을 하면서 시간을 갖고 위임하는 것이 좋다.

마지막으로 왼쪽 아랫부분에 표시된 업무는 시급하지도 않고 중요하지도 않은 업무다. 이들 업무는 반드시 직원에게 위임하거나 최대한 없애는 것이 바람직하다.

위임해야 할 업무를 결정했다면, 그 다음에는 업무에 관한 권한위임이 이뤄질 토대가 닦여 있는지 살펴야 한다. 가장 중요한 토대는 회사의 핵심가치가 직원에게 내재화돼 있는지다. 핵심가치란 회사가 무엇을 중시하는지, 의사결정을 할 때 우선순위를 어디에 둬야 하는지 알려주는 지침이다. 군대의 핵심가치는 ‘승리’와 ‘명령’에 대한 복종인 것처럼, 어느 조직이든 핵심가치가 있다. 핵심가치가 직원에게 내재화되지 않은 상태에서 권한만 위임할 때는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다.

미국의 노드스트롬 백화점은 핵심가치가 확실하게 내재화된 회사로 유명하다. 이 회사는 직원 모두가 ‘뛰어난 고객서비스’라는 핵심가치를 내재화하고 있다. 그들은 “회사에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받으면 누구든지 “뛰어난 고객서비스”라고 즉각 대답한다. 상세한 규정이나 업무 매뉴얼은 없다. 오로지 ‘모든 상황에서 스스로 잘 판단하라. 이외의 규칙은 없다’는 원칙만이 명문화돼 있을 뿐이다. 이처럼 핵심가치가 확실히 내재화돼 있을 때, 윗사람들은 마음 놓고 권한을 위임할 수 있는 것이다.

공동기획: 전자신문·IGM창조비즈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