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완성차 업체가 주도해온 전기자동차 시장에 다크호스로 등장한 테슬라(Tesla Motors)는 전기차 ‘모델S’ 공개와 동시에 전 세계 이목을 순식간에 사로잡았다. 전 세계가 테슬라에 주목하는 이유는 기술 방식이 기존 전기차와 다르기 때문이다. 테슬라는 독창적인 전기차 기술력을 통해 주행거리와 안전성을 확보했다. 2008년부터 본격적인 IP(Intellectual Property) 활동을 시작한 테슬라는 10년간 총 242건의 특허를 출원·등록했다.
특히 테슬라 전기차에 장착한 배터리 방식은 획기적이다. 테슬라 특허는 수천개의 배터리 온도와 전압 상태를 관리해 과열을 방지하는 분야에 집중됐다. 전자신문 미래기술연구센터(ETRC)와 특허분석 전문기업인 광개토연구소(대표 강민수)가 공동 발행한 IP노믹스(IPnomics) 보고서 ‘테슬라, 거품인가?’에 따르면, 테슬라는 총 보유 특허 가운데 과열 방지 분야가 27.5%로 가장 많다.
배터리는 전기차 제조 단가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닛산 전기차 ‘리프’는 배터리 가격만 1만2000달러로 전체 차량가의 50%를 넘는다. 배터리는 또 자동차 사양에도 영향을 미친다. 제너럴모터스(GM) 전기차 ‘볼트’는 파우치형 배터리를 장착해 저출력 이코노미차를 지향한다. 이처럼 전기차 경쟁력은 배터리 생산 단가를 낮추고 배터리 용량을 늘리는 기술에 있다.
테슬라는 이를 위해 표준화된 원통형 배터리 ‘18650’을 채택했다. ‘18650’ 배터리는 직경 18㎜, 길이 650㎜ 원주형 리튬전지다. 주로 노트북컴퓨터 등 소형 전기제품에 사용되며, 가격과 출력이 뛰어나다. 테슬라는 6831개 배터리를 연결해 전기차에 장착했다. 그 결과 배터리 용량이 늘어나 400킬로 이상의 항속 거리를 확보했다. 테슬라가 기존 전기차와 달리 중대형 세단을 출시한 것도 독특한 배터리 방식 덕분이다.
그래서 제너럴모터스(GM), BMW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테슬라 특허에 주목한다. 실제로 지난 2년간 GM과 BMW가 테슬라 특허를 인용한 사례는 총 25개로 급증했다. 최근 포드(Ford), 르노(Renault), 보쉬(Bosch) 등 완성차 및 부품 업체 인용도 늘었다. 국내 배터리 업체인 삼성 SDI까지 테슬라 특허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이 회사들이 관심 갖는 분야는 대부분 배터리 관련 특허다. 테슬라 특허 피인용의 67%가 배터리 관련 기술이다. 테슬라 특허 포트폴리오도 배터리 분야가 주축을 이룬다.
이런 테슬라 특허 기술에 대한 관심도 증가는 회사 주가 상승과도 일맥상통한다. 지난 2011년 25달러에 불과하던 테슬라 주가는 3년 만에 10배 올라 250달러를 넘어섰다. 실제로 기술적 활용도를 반영하는 테슬라 특허 피인용 수가 2011년 대비 10배 증가해 2013년에는 154건에 달했다.
테슬라는 전기차 보급 활성화의 관건인 충전스테이션 기술도 개발 중이다. 충전 인프라 확대는 전기차 시장의 핵심 성공 요소다. 테슬라의 충전스테이션 특허는 소비자가 다양한 충전 서비스를 선택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기술에 집중됐다. 소비자 요구에 따라 전력 요금, 충전시간 등을 선택할 수 있으며, 이는 전기차 배터리 수명과도 직결되는 사안이다. 또 테슬라는 편리한 충전을 위한 다양한 특허도 확보했다.
※ 테슬라의 특허 평가와 종합 분석 내용을 담은 IP노믹스 보고서 ‘테슬라, 거품인가?’는 전자신문 리포트몰(http://report.etnews.com)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임지택기자 geetae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