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시장 양강 업체 삼성전자와 애플이 카메라 성능에 집중하면서 카메라모듈 기술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그동안 스마트폰 업체들은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와 디스플레이 성능 개선에 집중했지만 최근 들어 카메라모듈 쪽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5에 1600만 화소 카메라모듈을 채택한 데 이어 갤럭시노트4에 1200만 화소 손떨림보정(OIS) 기능을 적용했다. 애플은 아이폰6에 800만~1000만 화소대 CMOS이미지센서를 쓰되 칩 크기를 늘려 어두운 곳에서도 사진을 잘 찍을 수 있는 등 사용자 편의성에 초점을 맞췄다.
애플은 스마트폰 카메라 부가 기능 개선에 상당한 연구개발(R&D) 자금을 투자하고 있다. 연초 애플은 ‘정렬선을 포함한 자석식 추가 렌즈’라는 이름의 특허를 등록했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아이폰 카메라를 나사 대신 자석으로 부착할 수 있게 돼 성능 확장이 가능하다. 아이폰에 내장된 렌즈 및 센서와 연결할 수 있는 액세서리를 추가로 부착하면 줌·자동초점·흔들림 보정 등 다양한 기능을 구현할 수 있다.
지난 4월에는 아이폰 카메라 렌즈를 바꿔 낄 수 있는 특허도 추가 취득했다. 아이폰에 삽입형 마운트(렌즈교환식 카메라에서 교환 렌즈를 고정하는 부분) 기능을 넣을 수 있는 기술이다. 내년 신모델부터 이 기술을 적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애플 등 스마트폰 업체들이 카메라모듈을 마케팅 포인트로 내세우는 것은 낮은 원가 부담 때문이다. AP와 디스플레이는 스마트폰 원가 중 30~40%를 차지한다. 성능을 끌어올리는 데 상당한 비용이 든다. 최근 스마트폰 가격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제조업체들이 원가 부담을 신경 쓰지 않을 수 없게 됐다.
그러나 카메라모듈은 원가 부담률이 7~8% 수준에 불과하다. 카메라 성능을 끌어올려도 스마트폰 업체의 원가 부담이 크지 않은 이유다.
웨어러블 기기·사물인터넷(IoT) 등 스마트폰과 연동되는 기기들이 늘면서 카메라 사용처가 늘어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스마트폰 업체들은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카메라모듈 기술 개발에 더욱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휴대폰 카메라가 10여년 만에 다시 마케팅 포인트로 부상하면서 카메라모듈 산업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대다수 스마트폰 소재·부품 업체들이 기술 성숙·수요 둔화로 어려움을 겪는 것과 달리 카메라모듈 업체들은 나름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다. 여러 시장조사업체 조사에 따르면 지난 3년간 세계 카메라모듈 시장은 연평균 40%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증권가 한 애널리스트는 “카메라모듈 업체뿐 아니라 렌즈·AF 액추에이터 업체들도 올해 들어 안정적인 실적을 내놓고 있다”며 “실력 있는 업체들은 스마트폰 시장 성장 둔화 충격 속에서도 얼마든지 지속 성장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