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몰도바에 한국형 지급결제시스템 이식…`트윈` 프로젝트로 첫 수출

한국형 지급결제시스템이 유럽에 이식된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결제원은 유럽 몰도바에 한국형 지급결제시스템을 그대로 수출하는 ‘트윈’ 프로젝트를 진행한다고 23일 밝혔다.

해외에서 발주한 지급결제시스템 구축 사업을 국내 기업이 수주, 수행한 사례는 있지만 해당 국가 요청에 의해 우리나라 지급결제시스템을 수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향후 동유럽과 독립국가연합(CIS) 국가 중심으로 한국형 지급결제시스템 수출 사례가 늘어날 전망이다.

이번 프로젝트 진행으로 우선 연말까지 지급결제시스템 구축을 위한 컨설팅 사업을 진행한다. 이후 국내 IT서비스기업을 선정, 내년부터 2년 동안 시스템 구축을 진행한다.

동유럽에 위치한 몰도바는 옛 소련 해체로 독립국이 된 후 연평균 5% 이상의 높은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기록하는 가장 서유럽화된 국가다. 최근 국가경제발전전략을 수립, 금융 분야 접근성 확대와 비용감소를 추진한다. 2017년까지 기관 설립 등 지급결제시스템을 구축한다.

한국수출입은행의 경제발전경험공유사업(KSP)으로 추진되는 이번 컨설팅 사업은 한국금융연구원 주관으로 금융결제원, 한국은행 등이 참여한다. 컨설팅을 통해 몰도바 지급결제 프로세스와 IT 인프라 현황을 분석, 시스템 구축 방안을 마련한다. 금결원과 비교 분석해 몰도바에 적용 가능한 지급결제기관 설립, 운영 방안도 도출한다.

몰도바는 컨설팅 결과를 기반으로 내년 시스템 구축 사업을 발주한다. 시스템 구축 사업은 2000만달러(약 203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금결원 관계자는 “한국형 기반으로 컨설팅 사업을 진행, 본사업도 우리나라 기관과 기업이 수행할 가능성이 높다”며 “내년 초 해외사업 경험이 풍부한 IT서비스기업을 시스템구축업체로 선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향후 한국형 지급결제시스템 수출 사례도 늘어날 전망이다. 과거 현대정보기술이 수행한 베트남 사업 이후 캄보디아 등 동남아시아와 아프리카 국가들이 확대된 ‘트윈’ 프로젝트를 잇달아 발주했지만 외국계 기업이 독차지했다.

몰도바의 지급결제시스템 구축 사업이 완료되면 수행사례를 확보하게 돼 해외사업 수주에 유리하다. 금결원 관계자는 “하반기 발주될 2000만달러 규모의 몽골 지급결제시스템 구축 사업과 캬자흐스탄 등 CIS와 동유럽 국가 대상으로 적극 사업 수주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금융위원회는 앞서 지난 1월 몰도바 중앙은행과 금융협력 관련 양해각서(MOU)를 교환한 바 있다.


신혜권기자 hkshi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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