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 TV업계가 해외에서 월드컵 특수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TV업체뿐만 아니라 대기업 해외 생산라인에 부품을 공급하는 중소기업 수출도 크게 늘었다. 이 여파로 올해 TV 수출 규모는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16일 한국무역협회와 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4월까지 부품을 포함한 TV(이하 MTI 8211·컬러TV 기준) 수출실적은 19억5200만달러로 작년 동기와 비교해 23.1% 늘었다. MTI는 정부가 IT제품 수출입 통계에 활용하는 품목분류 체계다. TV는 세트(완제품)로 수출도 하지만 반제품 상태로 수출해 현지에서 조립해 공급하는 SKD(Semi Knock-Down) 물량도 상당하다.
지난해 TV 수출이 60억1600만달러를 기록했다는 것을 감안하면 올해는 70억달러 돌파도 가능하다. 이렇게 되면 종전 사상 최대치였던 2006년의 67억3400만달러를 넘어선다. TV 수출은 통계가 파악되는 1977년 2600만달러를 시작으로 꾸준히 증가하다가 1996년 31억2700만달러를 정점으로 하락했고, 다시 1990년대 말부터 늘기 시작해 2006년 최고치를 기록했었다. TV 수출 증감에는 대기업의 TV 생산라인 해외 이전과 맞물려 있다.
올해 TV 수출 확대에는 세트와 부품시장에서 중소기업의 선전이 한몫을 했다. 스카이미디어는 올해 작년 대비 50%가량 늘어난 600억원 이상의 수출을 바라본다. TV와 기업용 영상디스플레이인 디지털 사이니지 개발사로 세트뿐만 아니라 SKD방식으로 수출하고 있다. 회사는 올해 생산량 확대를 위해 경기도 파주 공장을 세 배가량 확대해 강원도 홍천으로 옮긴다. 소동수 스카이미디어 대표는 “내수 시장은 쉽게 살아나지 않고 있지만 해외에서는 2~3월부터 월드컵 수요가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LG전자 등 대기업 해외 TV 공장으로 나가는 부품도 상당히 늘었다. 이들 대기업의 글로벌 점유율 확대가 한몫을 한 것으로 파악된다. 올해 TV부품 수출은 1분기까지 14억3300만달러로 작년 동기와 비교해 21.7% 늘었다. 삼성·LG전자의 생산기지가 있는 멕시코 수출이 3억1000만달러로 가장 많았다. 시장조사업체인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올 1분기 삼성·LG전자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46.5%에 달한다. 2012년 42.4%와 지난해 42.1%와 비교해 큰 폭으로 늘었다. 대기업 해외 TV공장에 부품을 공급하는 업체 관계자는 “대기업 해외 생산라인이 있는 곳으로 주문이 꾸준히 늘고 있다”며 “월드컵 효과로 보인다”고 말했다.
<TV 수출 추이 (단위:백만달러,%) ※자료:한국무역협회(2014년은 4월 말 현재)>
김준배기자 j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