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무전기 디지털 전환 ‘발등의 불’···LMR 협의회 발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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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무전기 업계가 디지털 전환에 의기투합했다. 외국 업체의 시장 선점에 공동 대응하기로 했다. 아날로그 종말에 대비해 제품과 기술개발을 논의하고 정부에 다양한 정책을 제안할 계획이다.

9일 무선통신업계에 따르면 지난 4월 ‘아날로그 육상 이동용 무선기기’를 뜻하는 랜드 모바일 래디오(LMR) 업체 모임인 ‘LMR 무선기기산업 협의회(이하 LMR 협의회)’가 발기인 대회를 열고 정식 출범했다. 회장사로는 유니모테크놀로지가 선정됐고 윈어텍 등 부회장사 4곳을 비롯해 총 12개사가 회원사로 활동한다.

2002년 처음 조직됐을 때는 신규 시장 창출과 산업 활성화에 활동 초점을 맞췄다. 2기 LMR 협의회의 핵심 목표는 ‘디지털 전환 대비’다. 여전히 아날로그 위주인 국산 무전기 업계의 실질적인 변화를 유도할 방침이다. 디지털 전환 시기에 맞춰 관련 기술과 정보를 공유하고 외산 제품대비 경쟁력 제고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주파수 분배 효율성과 보안 강화 등을 위해 지난 2010년 8월 무선설비규칙 관련 고시로 디지털 무전기의 일종인 ‘디지털 육상 이동용 무선기기(DMR:Digital Mobile Radio)’ 사용을 허가했다. DMR 장비 주요 공급사인 모토로라를 비롯한 외국 업체가 업무용 장비로 DMR 무전기를 공급하기 시작했다.

DMR 장비는 대기업과 산업현장 등 업무 범위가 넓은 일반 무선국에 주로 쓰인다. 반면에 일반인과 소규모 매장 등 전체 무전기 시장의 70%를 차지하는 간이무선국에는 ‘디지털 사설 모바일 래디오(dPMR)’ 기술이 적합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DMR 대비 비교적 적은 비용으로 단말기를 제작할 수 있다. 국내 업체들이 dPMR 장비 개발에 한창인 것도 이 때문이다.

올해 초 정부가 간이무선국에서도 디지털 무전기 사용을 허가하면서 본격적인 디지털 무전기 시대가 열렸다. 2016년 말에는 아날로그 무전기 인증이 사라지고 2018년 말에는 허가가 종료된다. 업계는 2020년까지 전체 무전기 시장이 100% 디지털 무전기로 전환될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 업체와 외산 업체의 시장 선점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아직 국내 업체 중 dPMR 장비를 개발한 곳은 두 곳에 불과하다. LMR 협의회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협의회는 디지털 무전기 개발뿐만 아니라 국내외 공동 마케팅에도 협력할 방침이다. 회원사의 권익을 대변하고 대정부 건의도 한 목소리를 낼 계획이다. 최근 모임에서는 디지털 무전기 시장 개화에 각 업체 담당자의 생각과 고민을 논의했다.

최성재 유니모테크놀로지 상무는 “관련 공공기관과 정기 모임을 마련해 정부의 디지털 무전기 기술개정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이슈에 적극 대응해 나가겠다”며 “회원사 간 협조를 통해 국내 디지털 무전기 시장 환경이 빠르게 정착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디지털·아날로그 무전기 비교 / 자료:업계종합>

디지털·아날로그 무전기 비교 / 자료:업계종합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