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청소기 `다른` 국제·국내 평가기준 결과…소비자는 `헷갈려`

소비자 단체에 성능 미흡으로 두드려 맞은 로봇청소기 업체가 동일한 테스트 기관에 성능 테스트를 재의뢰한 결과 판정이 뒤집혀 나왔다. 소비자 단체는 국내 표준을, 제조사는 국제 표준을 적용해 테스트하면서 소비자에게 ‘혼란’을 주고 있다. 로봇청소기 성능 인증 국제표준이 늦어지면서 온 혼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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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로봇 `아이클레보 아르떼 레드`

유진로봇은 한국로봇산업진흥원에 ‘아이클레보 아르떼’ 테스트를 재의뢰한 결과 지난해 소비자시민모임(소시모)이 발표한 자율이동 성능 기준치(81.2%)보다 높은 97% 적합 판정 결과를 받았다. 자율이동 성능은 90% 이상이 넘어야 인증을 받을 수 있다. 유진로봇은 마룻바닥 먼지 제거 성능(80%이상) 역시 지난번 소시모에서 나온 78.6%보다 높은 84%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소비자단체와 업체 간의 논쟁은 ‘실험 방식’ 때문에 발생한다. 이번에 유진로봇이 재테스트를 받은 ‘실험 방식’은 국제전기위원회(IEC)의 로봇청소기 표준 방식인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에 소시모는 KS기준으로 평가해 7개 모델 중 4개 제품이 부적합하다고 발표했다.

소시모의 발표로 해당 업체들은 소비자의 환불 요구와 항의 전화에 시달리고 매출이 급락했다. 마미로봇 관계자는 “당시 발표로 매출이 3분의 1이나 줄었다”며 “현재 로봇청소기는 실제 거주 공간을 제대로 청소하기 위한 모델로 과거의 KS기준과 맞지 않다”고 말했다. 로봇청소기 성능평가 시험기준인 KS기준은 2006년에 만들어져 현재의 기술발전을 담지 못한다는 것이다.

반면에 소시모 관계자는 “KS기준은 2011년까지 지속적으로 업데이트 됐고, 카메라 유무와 상관없이 모든 청소기를 똑같은 기준으로 성능 시험한 점은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로봇청소기 국제 표준은 소비자가 로봇청소기 구입 시 객관적인 성능 평가 기준으로 삼을 수 있다. 현재 국제표준안은 투표가 진행 중으로 한두 달 안에 결과가 확정된다. 국제 로봇청소기 성능 평가 요소는 먼지제거 성능인 흡입력(DPU), 내비게이션·랜덤의 매핑 능력 등으로 국내 KS 기준과 다른 부분이 많다.

한국로봇산업진흥원 표준시험인증센터팀 관계자는 “같은 로봇청소기에 이미 정해진 국내 표준과 곧 확정될 국제 표준을 적용하다 보니 소비자에게 혼란을 줄 수 있는 부분이 있었다”며 “IEC의 로봇청소기 국제표준이 곧 확정되면 KS 표준이 자동적으로 IEC 기준을 따라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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