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카메라가 ‘암호화 통신 끝판왕?’

[테크홀릭] 안전한 인터넷 통신을 보장하기 위해 널리는 쓰이는 건 암호화 통신이다. 그 중에서도 수열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암호 해독을 어렵게 하고 안전성을 높이려면 수열 정확도를 높이는 건 필수다. 하지만 이를 위해선 고가의 장비가 필요한 게 문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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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스위스 제네바대학 연구팀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스마트폰 카메라를 그대로 이용해 정밀도가 높은 양자 난수 시퀀스를 만들 수 있다고 밝혀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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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은 노키아가 2011년부터 판매한 노키아 N9에 있는 800만 화소 카메라를 이용했다. 암호화 통신의 기밀성을 높이려면 정확한 난수 시퀀스를 생성해야 한다. 이 카메라를 이용한 기술은 카메라 광센서가 수광한 빛의 입자인 광자의 양을 감지해 난수를 만든다. 스마트폰이 탑재한 광센서는 고성능화가 진행되어 광자의 수를 감지할 수 있다. 광원에서 카메라를 향해 빛을 조사해 광센서가 수광한 결과를 디지털로 변환, 난수를 생성하는 구조다.

이런 빛이 방출되는 현상은 양자로 시기와 양을 예측하는 걸 불가능하다. 정밀도가 높은 수열 생성이 가능한 이유다.

인터넷 통신 같은 통신 기밀성을 높이기 위해 데이터 암호화가 널리 이용되고 있지만 암호화의 질적 수준을 높이려면 암호화를 할 때 열쇠 역할을 하는 수열의 정확도가 중요하다. 난수열은 그 안에 포함된 숫자 배열 방법에 합법칙성이 없는 문자열이다. 똑같은 문자열을 다른 사람이 생성하는 건 거의 불가능하다고 알려져 있다. 따라서 열쇠의 내용을 모르는 제3자에게 암호화된 데이터 복원은 거의 불가능하게 할 수 있다.

하지만 수열은 대부분 컴퓨터로 생성하기 때문에 진정한 의미에서 순수 난수라고 말하기 어렵다. 제 아무리 고급 연산을 수행하는 컴퓨터라도 원리는 누군가에 의해 프로그래밍된 것인 탓에 순수 의미에서 예상치 못한 문자열을 생성할 수 없다는 얘기다.

따라서 물리학의 세계에서는 진짜 순수 난수를 생성하기 위한 방법을 오랫동안 연구해왔다. 그 대답 가운데 하나가 양자물리학을 이용한 양자 난수 생성기(Quantum Random Number Generator)라는 장치다. 양자 난수 생성기는 높은 수준의 난수를 만들지만 복잡한 데다 가격이 너무 비싸다.

이번 연구는 이런 값비싼 양자 난수 생성기를 평범한 스마트폰 카메라로 구현해냈다는 데 의미가 있다. 물론 중요한 건 암호화 신뢰성이다. 연구팀이 계산한 바에 따르면 이 기술을 이용해 생성한 난수의 규칙성을 계산하려면 10의 118제 제곱번을 반복해야 한다. 이를 1Gbps 속도로 계산한다고 하면 분석에 필요한 시간은 우주가 탄생하고 나서 지금까지 걸린 시간인 150억 년을 10의 80승번 반복해야 한다고 한다. 난수열의 높은 순도를 설명한 것이다.

연구팀은 이 방식을 이용하면 난수를 1Mbps 속도로 생성할 수 있어 신용카드 암호화는 물론 이메일이나 전화 통화 자체를 암호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 관련 내용 원문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전자신문인터넷 테크홀릭팀


이원영 IT칼럼니스트 techholic@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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