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세계 기술인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행사가 애플이 주최하는 개발자회의, WWDC다. 우리나라 기술인들도 새벽잠을 아껴가며 WWDC를 인터넷 생중계로 봤다. 구글과 함께 세계 정보통신기술(ICT) 시장을 이끄는 애플답게 눈길을 끄는 신기술과 제품이 속속 등장했다.
가장 눈길을 끈 제품은 새 모바일 운용체계 ‘iOS8’이다. 애플은 “지금까지 나온 iOS 중 가장 큰 변화”라고 설명했다. 외신도 긍정적 평가가 주류다. 월스트리트저널은 “iOS8에 확실히 감탄할만한 많은 신기능이 들어 있다”고 전했다. 타임은 “손바닥 안의 장난감에서 벗어나 몸 전체와 집안까지 통제할 수 있는 기능으로 혁신의 질을 높였다”고 내다봤다.
일각에선 “아이폰 신제품도 나오지 않았는데 웬 호들갑이냐”는 반응도 있다. 이는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얘기다. iOS8은 아이폰과 맥을 마치 하나의 단말기처럼 쓸 수 있게 만든다. 문서와 일정, 메시지 등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쓰는 작업을 언제, 어디서나, 어떤 애플 기기로 처리한다는 말이다.
애플은 늘 ‘사용자 경험’을 강조한다. 아이폰이나 아이패드 광고만 봐도 알 수 있듯이 애플 기기로 사용자가 무엇을 하며 어떤 즐거움을 얻는가에 집중한다. 애플 제국에 가둬두려는 전략임을 알면서도 고객은 경험의 품질이 뛰어난 덕분에 흔쾌히 지갑을 연다.
우리 기업들은 여전히 하드웨어 기능에 연연한다. 더 크고 뚜렷한 화면과 찰나의 순간을 잡는 카메라, 방수와 방진 등을 자랑한다. 필요한 기능이지만 고객이 느끼는 효용에 미치지 못한다.
세계 스마트기기 시장의 흐름은 하드웨어 경쟁을 벗어났다. 최고급 성능에 값은 아이폰이나 갤럭시 반값인 중국산 스마트폰이 넘쳐난다. 영리한 애플은 출혈 경쟁에서 이미 발을 빼고 프리미엄 제품에 맞는 사용자 경험에 더욱 집중했다. 최근 LG전자가 사용자 경험을 강조한 스마트TV용 웹OS로 국내외에서 호응을 얻었다. 우리 기업도 충분히 애플처럼 할 수 있다. 이 말을 잊지 말아야 한다. 결국 승부는 새로운 경험에서 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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