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ST, IBS연구단장 3명 중 2명이 해외 석학…비결은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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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교 5년이라는 짧은 역사의 울산과학기술대학교(UNIST)가 기초과학연구원(IBS) 연구단장에 3명이 선정됐다. 1명도 어렵다는 IBS 연구단장을 3명씩, 게다가 2명은 순수 외국인 석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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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IBS연구단을 유치한 대학 중 외국인 석학 연구단장 두 명을 확보한 곳은 UNIST가 유일하다. 그 비결은 뭘까.

UNIST에서 조무제 총장과 함께 해외 석학 섭외의 실무를 주도한 신현석 교수(기획처장)는 한마디로 석학의 마음을 얻기 위한 열정과 노력의 결과물이라는 분석이다. 해외 석학 발굴에서 접촉, IBS 연구단장으로 초빙하기까지의 숨은 노력은 눈물겨울 정도다. 유비가 제갈량을 얻기 위해 기울인 ‘삼고초려’와 다름없다.

UNIST는 지난 2011년 IBS의 연구단장 선정 계획이 나오자, 분야별 교수회의를 열고 해외 석학 발굴에 나섰다. SCI급 논문 게재 수, 피인용 횟수, 저명학회 내 석학회원 여부 등을 다각도로 분석해 해외 유명 과학자 중 연구단장으로 내세울 후보를 추렸다.

이어 후보를 대상으로 현소속 기관 내 평판, UNIST 교수와의 인맥, 부인의 출신 국가 등 가족 관계까지 면밀히 분석해 최종 연구단장 후보를 결정했다.

삼고초려는 이후부터 시작됐다. 총장을 비롯한 주요 보직 교수들은 연구단장 후보자가 있는 해외 현지로 직접 찾아가 접촉했다.

총장은 대학 비전과 첨단 연구시설, 교수와 연구진 열정을 집중 소개했고, 신 교수 등 실무진은 석학의 부인을 상대로 자녀 교육 및 거주 환경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는 데 집중했다. 접촉 후에는 UNIST 캠퍼스를 직접 확인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판단 아래 반드시 석학과 부인을 울산으로 초청했다.

신현석 교수는 “미국을 최소 두 번 이상씩 찾아갔다. 하루에 수십통의 이메일과 문자를 주고받기도 했다. 울산으로 초청했을 때는 영어 대화가 가능한 부동산까지 소개했다”며 “석학에게 우수한 연구환경을 보여주고, 부인들에게 교육과 생활 등 정주여건에 대한 우려를 해소시켜 준 것이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연구단장 중 한 명인 로드니 루오프 교수의 부인은 일본인이고, 스티브 그래닉 교수의 부인은 홍콩 출신이다. 루오프 부인은 울산이 일본과 가깝고 인근 부산 등으로 일본 여행객이 많이 온다는 사실에 호감을 갖게 됐다.

첫 접촉 당시에 주저했던 스티브 그래닉, 로드니 루오프 교수는 결국 UNIST에서 새로운 연구 인생을 시작하기로 결심했다.

해외 석학을 모셔오기 위한 삼고초려는 IBS연구단장 선정이라는 성공 외에도 UNIST에 또 다른 선물을 안겨줬다. 세계 과학계의 내로라하는 유명 인사들이 UNIST를 새롭게 주목하게 됐다.

조무제 UNIST 총장은 “국내 유일의 100% 영어강의를 기반으로 ‘글로벌 톱10 연구중심대학’의 비전과 ‘선택과 집중’의 융합연구 전략이 해외 석학의 마음을 잡았다”며 “UNIST의 숨은 저력을 세계 과학기술계가 주목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로부터 10년간 1000억원이라는 거액의 연구비를 받는 IBS연구단은 현재 과학기술계의 최대 관심사다. 현재까지 KAIST와 포스텍이 4명, UNIST와 서울대가 3명의 연구단장을 확보했다.

<기초과학연구원(IBS) 연구단 현황(5월 1일 기준) *자료 : 각 대학별 취합>

기초과학연구원(IBS) 연구단 현황(5월 1일 기준) *자료 : 각 대학별 취합

울산=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