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는 정보통신기술(ICT)과 함께 수출산업을 이끄는 쌍두마차다. 수출 규모는 전체 수출의 13.3%에 이른다. 국가 실질 생산과 부가가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에 육박한다. 성장동력 산업이다. 미래는 더 기대된다. 특히 ICT와 결합한 차세대 자동차 산업을 우리가 선도할 가능성도 있다. 두 분야 모두 세계적 경쟁력이 있는 기업들을 보유했다. 하지만 정부 정책을 놓고 보면 이러한 기대가 한참 작아진다. 진흥은 없고 규제만 있는 데다 컨트롤타워마저 없기 때문이다.
정진행 현대자동차 사장이 어제 자동차의 날 행사에서 전자신문 기자와 만나 각종 규제를 업계가 감당하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물론 그가 힘들다고 밝힌 규제에는 현대차 이해관계가 얽힌 것도 있다. 하지만 외국보다 지나치게 앞섰거나 산업 발전, 소비자 편익과 전혀 무관하거나 역행하는 규제도 많다. 자동차 관련 규제 전반을 다시 들여다보고 개선책을 찾아야 한다.
문제는 관련 정부 부처가 많고, 정책 지향점도 달라 개선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산업통상자원부와 미래창조과학부는 진흥을, 국토부와 환경부는 규제를 한다. 공정거래위원회, 기획재정부, 안전행정부, 고용노동부, 경찰청까지 넣으면 더 복잡해진다. 여기에 규제든 진흥이든 정책 권한을 다른 부처에 빼앗기지 않으려는 부처이기주의까지 작용한다. 이러니 정부 자동차 정책은 계속 겉돌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당장 정책을 한 데 모을 수 없는 노릇이다. 다만, 부처별 역할 분담 아래 정책 로드맵을 서로 공유하고 논의하는 것은 언제든 가능하다. 부처간 이견은 범 부처 정책협의회나 국무조정실을 통해 조정할 수 있다. 이것도 안 된다면 환경을 포함한 소비자 안전 규제와 산업 진흥으로 양분해 자동차 정책 관련 정부 조직을 재정비해야 한다. 이러한 발상이 나올 정도로 자동차는 매우 중요한 산업이다.
규제가 모두 나쁜 것이 아니다. 진흥도 죄다 선은 아니다. 다만 업계 현실과 미래 지향점에 부응하지 않고 업계가 미리 준비할 수 없는 규제나 진흥 정책이라면 차라리 없는 게 더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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