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도균의 스타트업 멘토링]<61>언제 직원을 채용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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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블 우주망원경을 수리하기 위해 우주로 갔다가 사고를 당해 표류하는 라이언 스톤 박사에게 매트 중위가 소리를 지른다. “지금 호흡이 너무 빨라! 산소를 아껴야해! 너무 빨리 줄고 있어, 침착해!” 영화 ‘그래비티’의 한 장면이다. 이 세 마디 대사를 성급하게 직원을 채용하는 스타트업 창업자들에게 외치고 싶다. “지금 캐시버닝이 너무 빨라! 돈을 아껴야해! 너무 빨리 줄고 있어, 침착해!” 스타트업에 급여는 가장 큰 자금소진의 요인이다.

창업자들은 왜 성급하게 직원을 채용하려 할까? 창업의 순서가 사업자 등록, 사무실 임대 후 직원 채용이 필수라 생각한다. 스타트업 안내서들도 이런 식으로 말한다. 직원 채용을 미루면 독립된 사무실도 굳이 필요 없다.

기술자가 아닌 창업자들은 개발자를 채용해 제품을 개발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직장 경력자 출신 창업자들은 위임과 관리를 중요하게 여기고 조직부터 갖추려 덤빈다. 부하 직원이 없으면 손발이 없다고 생각한다. 내 손발은 어디로 휴가 보내버렸나? 기획이나 서비스 운영은 직원에게 맡기고 대외업무와 네트워킹에 집중하려 한다. ‘회사라면 직원 뽑는 게 당연한 것’으로 생각한다면 틀렸다. 큰 회사도 직원 채용은 신중해야 하지만 스타트업은 더욱 신중해야 한다.

스타트업은 언제 직원을 채용하나? 원칙은 ‘본업에서 지속 가능한 매출 이익으로 급여를 줄 수 있을 때’이다. 공동창업자는 급여를 주지 않을 수 있지만 직원에게 그러면 위법이다. 악덕기업주로 인터넷에서 유명해지거나 고용노동부에 신고 당해 전과자가 될 위험도 있다.

‘직원 없이 나 혼자 어떻게 하란 말이냐’라고 반문할 수 있다. 내가 직접 할 수 없는 것으로 창업을 했단 말인가? 멋진 아이디어 외에는 가진 것이 없단 말인가? 그건 내 사업이 아니다. 아니면 하려는 그 일을 직접 배우라. 창업의 열정을 그 일을 배우는데 쏟으라. 6개월이면 웬만한 앱을 직접 개발할 수 있다. 요리 못하는 식당주인이 주방장때문에 골치를 썩다가 망한 식당이야기가 얼마나 많은가?

핵심을 나 혹은 공동창업자의 힘으로 할 수 있을 때 창업하라. 능력 있는 공동창업자를 설득하지 못하고 있나? 고객과 투자자를 설득하는 것도 같은 일이다. 남의 손발로 성공하려하지 말고 내 손발로 성공의 초석을 만들라.

프라이머 대표 douglas@prim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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