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3 출시를 계기로 LG전자는 스마트폰 제조 공급망(SCM)을 구축하는데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고 성능을 구현하면서 전작에 비해 개발 기간을 2개월 단축시켜 제조 역량을 과시했다. 스마트폰을 선보인 이후 LG전자의 단일모델로는 가장 많은 1000만대 이상 판매 목표를 설정한 것도 제조 SCM 안정화를 통해 자신감을 얻은 덕분인 것으로 분석된다.
LG전자는 지난 2011년 구본준 부회장이 취임하면서 제조 경쟁력 강화에 역점을 둬 왔다. 지난 2000년대 초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분사한 금형 사업을 내재화 하고 지난 2012년부터 핵심 협력사를 품목별로 2~3곳씩을 솎아 경쟁력을 강화했다. 지난해에는 평택·창원으로 나뉘어 있던 휴대폰·TV·가전 협력사 모임을 하나로 통합해 각 사업부의 후방 협력업체가 기술력을 공유하고 있다. 특히 금형·사출, 기구물 설계, 디스플레이 소재 기술 등을 TV·가전제품 협력사로부터 바로 제공받을 수 있게 됐다.
세계 1위 디스플레이 업체인 LG디스플레이와 LG이노텍 등 계열사의 지원에 힘입어 세계 최고 디스플레이를 장착하고 카메라모듈 OIS 기술 개발을 빠르게 성공했다. 애플용 인셀 방식, 스마트폰용 완전커버유리일체형(G2), 양면필름(GF2) 방식 터치스크린패널(TSP)을 계열사가 모두 생산할 수 있어 부품 수급력도 좋다. LG화학이 인듐주석산화물(ITO) 필름을 국산화 해 TSP 공급 원가를 줄이는데도 용이하다.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독자 개발에 성공해 퀄컴과 AP 구매 협상력도 높였다. 디스플레이, 카메라, 터치 등 스마트폰 핵심 기술이 AP 회로의 지원을 받는 만큼 AP 기술력을 확보한 것은 시스템 설계 능력을 한 차원 업그레이드 시켰다는 의미다.
지난 23일에는 디스플레이구동칩(DDI)·타이밍컨트롤러(T-con)·TSP칩 전문업체 실리콘웍스를 인수해 칩·부품·디스플레이 수직계열화를 공고히 했다.
올해 초 액세서리사업부를 신설하고 MC본부로 편입시켜 스마트폰·주변기기간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환경도 조성했다. 퀵서클케이스는 스마트폰과 커버 케이스의 공조로 나올 수 있었다. 이 외에도 헬스케어 기능을 지원할 액세서리가 속속 출시 될 예정이다.
스마트폰을 통해 SCM 구축에 성공한 LG전자는 28일 G3와 함께 커버 케이스, G와치, 무선충전기, 헤드셋, 태블릿PC 등을 함께 발표하면서 주변기기 사업에 대한 욕심도 드러냈다. 핵심 기술 내재화 덕분에 주변기기 개발에 더욱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오은지기자 onz@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