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텀에벌루션(LTE)으로 구축되는 재난망 시나리오는 크게 자가망과 상용망 두 가지로 구분 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예산과 정부 운영능력이 받쳐준다면 재난망은 자가망으로 구축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무엇보다 독립적인 운영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재난망을 자가망으로 구축할 경우 LTE FDD뿐만 아니라 LTE TDD(시분할방식 롱텀에벌루션) 등을 자유롭게 도입할 수 있어 기술 검토 폭이 넓어진다”라며 “보안 등에서도 따로 재난망을 관리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자가망 구축의 걸림돌은 예산과 운영능력이다. 전국에 LTE망을 깔고 운영하는 만큼 기존 이통사에 버금가는 노하우가 필요하다.
때문에 재난망을 자가망으로 구축하되 운영, 설치를 이통사에 맡기는 방안도 거론된다.
상용망 이용 시나리오는 통신사 상용망을 직접 빌리는 방안과 일부 인프라만 공유하는 안으로 나뉜다.
통신사 망을 빌리는 것은 재난망 구축 일정을 당기는데 가장 유리하다. 이미 전국에 깔린 이통 3사 LTE 망을 임차해 쓰면 된다.
일부 망이 오류가 나도 나머지 회사 망으로 백업이 가능하다는 것도 장점이다. 무전기(PPT) 기능이 실린 전용 단말기만 확보하면 당장 쓸 수 있다.
다만 통신사와 협의가 필요하고 운용 권한 일부를 통신사에 넘겨줘야 한다는 것이 정부 입장에서는 부담이다.
통신사 일부 인프라를 빌려 새로운 LTE망을 까는 것도 한 가지 안이다. 자가망과 상용망이 결합된 형태다.
기존 예타에서 와이브로 재난망 전제였던 700㎒ 주파수를 재난용으로 배정할 경우 통신사 기지국 사이트와 디지털유닛(DU)을 공유하는 안이 가능하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기지국 사이트와 DU 시스템에 700㎒ LTE 주파수를 받는 라디오유닛(RU, RRH)을 추가하는 것이다. 자가망처럼 재난망을 운영하면서 예산과 구축시기를 크게 단축시킬 수 있다.
하지만 이 방법은 기술적인 난제가 만만치 않다. 통신사가 전국에 깔아놓은 LTE 기지국 시스템은 에릭슨LG, 삼성전자, NSN, 화웨이 등이 분담해 설치했다.
다양한 벤더의 시스템과 결합해 독자 운영이 가능한 새로운 네트워크를 까는 것은 도전에 가까운 시도라는 것이다.
통신사 관계자는 “이통3사와 통신장비 벤더들이 머리를 모으면 불가능하지는 않다”면서도 “기술적으로 협의할 사항이 많다는 점에서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
정부는 가능한 모든 방법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미래부 관계자는 “백지 상태에서 최대한 빠른 시간 안에 전문가 의견 등을 모아 효과적인 방법을 찾겠다”며 “전용 주파수 배정 논의도 함께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