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치&리뷰]LG전자 ‘울트라HD TV 65UB9800’

아무래도 올해 다이어트 계획은 지키기 글렀다. 지난 2월 소치 동계올림픽 때 뜯은 치킨이 소화될 만하니 이번에는 브라질 월드컵이 코앞이다. 월드컵으로 끝이 아니다. 9월에는 인천 아시안게임이 기다린다. 2014년은 말 그대로 스포츠의 해다. 안 보고는 못 배길 대형 스포츠 행사가 잇달아 열린다. ‘치맥’ 또한 안 먹고는 못 배길 것이 분명하다.

그 덕분에 요즘 TV 업계는 치킨집만큼이나 바쁘다. 당연한 일이다. 목돈이 깨지는 TV 구매, 올해처럼 확실한 동기부여가 될 때 사려는 소비자가 몰릴 테니 말이다. 그렇다면 소비자 관점에서 생각해보자. 과연 어떤 TV를 들여놔야 “잘 샀다”는 소문이 퍼질까. 이왕이면 요즘 떠오르는 초고화질(UHD) TV를 권하고 싶다. 선수들의 땀방울까지 생생하게 느끼려면 크기도 좀 커야 제 맛을 낼 터다.

이번 터치앤리뷰 주인공인 LG전자 ‘울트라HD TV 65UB9800(이하 65UB9800)’이 바로 그런 녀석이다. 이 제품은 올해 최고의 ‘치맥 파트너’ 자리를 탐낼 만한 기능으로 무장하고 나와 눈길을 끈다. 컨슈머저널 이버즈(www.ebuzz.co.kr)가 그 매력을 들여다봤다.

최낙균 이버즈 기자 nakkoon@ebuzz.co.kr

Photo Image

[디자인]

압도적이다. 대회의실 탁자 한쪽에 놓인 65UB9800을 처음 봤을 때 위와 같은 첫인상을 받았다. 주변의 다른 기기가 눈에 들어오지 않는 존재감을 느꼈다고 표현하면 될까.

163㎝에 달하는 65형 TV 화면은 전시장이나 매장에서 봤을 때와 또 다른 분위기를 풍겼다. 개방된 곳이 아닌 거실 같은 공간에서 일대일로 마주했기 때문이리라. 커다란 화면이 시야에 가득 찼다.

65UB9800의 덩치는 꽤 크다. 거치대를 제외한 패널 크기만 가로 156㎝에 높이 83.2㎝다. 거치대를 더하면 높이가 88.4㎝다. 하지만 스피커를 화면 좌우에 거치했음에도 옆면 두께가 7.5㎝에 불과해 둔한 느낌은 들지 않는다. 날씬하다는 소릴 들을 만한 몸매다. 전체적인 분위기는 어두운 색을 써 묵직함을 더했다. 검정색 패널은 은색 테두리로 마감해 깔끔한 맛을 살렸으며 양옆의 4.2채널 스피커는 짙은 회색으로 칠했다.

무엇보다 손가락 한 마디 정도보다 얇은 베젤이 마음에 든다. TV를 볼 때 눈에 거슬리는 테두리가 줄어든 격이니 훨씬 몰입하기 좋다. 고성능 TV라면 디자인에 이 정도 신경은 써줘야 하지 않겠는가. 능히 홀로 거실 인테리어를 책임질 만한 생김새다. 종합적인 외모를 한마디로 평가한다면 65UB9800은 멋을 알고 나온 TV다.

Photo Image

[성능]

외모만큼 내실도 충실한지 들여다보자. 먼저 65UB9800은 UHD, 즉 3840×2160(이하 4K) 해상도를 지원하는 TV다. 1920×1080 풀HD 영상까지 UHD로 볼 수 있는 ‘업스케일링(Upscaling)’ 기술을 지녔지만 역시 4K 해상도로 영상을 감상해야 본연의 성능을 확실히 느낄 수 있을 터다. 미리 준비해놓은 몇 가지 영상을 USB 재생으로 즐겨봤다.

소감부터 말하자면 ‘역시 UHD’다. 65UB9800으로 접한 영상의 선명함은 화면에 두 눈을 콱 붙들어 맸다. HD나 풀HD와는 비교불가다. 영상의 생생함이 풀HD 200만 화소와 UHD 800만 화소의 표현력 차이를 실감하게 했다. 조금 과장을 보태 입체감이 느껴질 정도다. 이 화질로 축구 중계를 본다면 높은 현장감을 만끽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화질의 비밀은 패널에도 있다. 65UB9800은 광시야각을 뽐내는 IPS 패널을 썼다. 광시야각이란 어떤 각도에서 TV를 봐도 색 왜곡이 없다는 얘기로 화면 앞에 여럿이 모여 보는 TV의 특성상 꼭 갖출 기본 미덕이다.

온 가족이 축구를 시청할 때 가장자리에 앉은 사람만 선명함이 덜하다면 억울한 일 아니겠는가. LG전자의 자료를 보면 65UB9800에 쓰인 IPS 패널은 색차지수 평균값이 0.02보다 작은 0.017로 각도에 따른 영상 왜곡 걱정은 안녕이다.

LG전자가 뽐내는 ‘U클리어 엔진’의 성능도 눈여겨볼 만하다. 65UB9800에 구현한 이 솔루션은 앞서 거론한 업스케일링으로 풀HD급 영상을 UHD급으로 탈바꿈시킨다. 설명대로라면 원본 영상을 분석하고 최적화를 진행해 4K 해상도로 변환하는 여섯 단계 화질 보정이 항시 이뤄진다. 실제로 풀HD 영상을 시청했을 때 좀 더 만족스러운 화질을 느낄 수 있었다.

그 밖에도 U클리어 엔진이 구현하는 기술은 많다. 픽셀(Pixel)의 개별적인 빛 조절로 명암비를 뚜렷하게 만드는 ‘리얼 블랙’, 원본의 색상을 최소한의 오차로 표현하는 ‘원본 색상 복원’ 등의 기술이 하모니를 이루며 영상 콘텐츠의 화질을 몇 단계씩 끌어올린다. 값비싼 UHD TV를 구매해놓고 볼 콘텐츠가 없다는 볼멘소리를 잠재울 만한 기술이다.

Photo Image

[기능]

◇ 스포츠 모드

브라질 월드컵을 고대하는 소비자라면 환영할 만한 기능이 또 있다. 바로 ‘스포츠 모드’다. 일반 TV 방송, 즉 지상파나 케이블을 이용한 스포츠 중계 때 활성화할 수 있는 기능으로 이를 실행하면 TV 화질이 스포츠 경기에 어울리게끔 변신한다. 예컨대 잔디 색감이 더 생생해지며 유니폼의 색과 흰색 등 번호가 선명해져 눈에 잘 띈다.

또 잔상을 최대한 억제해 또렷한 화면을 구현한다. 공의 위치에 따라 화면이 빠르게 전환되는 축구 중계에서 제 힘을 발휘할 기능이다. 여기에 덧붙여 가상 서라운드 음향 효과를 주기 때문에 경기장의 함성까지 현실처럼 느끼게 하는 효과를 낸다. 참고로 65UB9800은 영상 콘텐츠의 종류에 따라 자동으로 음향 설정이 변경되는 똑똑함을 지녔다.

◇ 3D 기능

이번에는 3D 기능을 들여다보자. 먼저 울트라HD TV를 고를 땐 3D 방식을 염두에 둬야 한다. 화면이 크고 UHD TV일수록 3D 영상을 볼 때 깜빡임이 없어야 눈이 편하기 때문이다. 65UB9800은 플리커(flicker) 현상이 없는 편광필름방식(FPR)을 써 이러한 조건에 부합한다.

65UB9800이 구현한 3D는 뛰어났다. 입체감 깊이가 풀HD TV의 3D보다 훨씬 뚜렷하다고 표현하면 어울리겠다. 한층 강화했다는 시네마 3D 엔진의 덕도 봤으리라. 사실 그동안 TV의 3D 기능은 없어도 그만이라고 생각했는데 인식이 바뀌는 느낌이 들었다.

2D를 3D처럼 자체 변환하는 기술도 진일보했다. 꼭 3D 콘텐츠를 구매하지 않더라도 65UB9800을 즐겁게 활용하기에 충분하다. 일반 영상에 자체적으로 입체감을 입힌다는 것은 항상 흥미로운 소재니까 말이다.

이 밖에 3D 영상에 맞춰 사운드의 거리감이 달라지는 등 입체음향에 신경을 쓰고 취향에 따라 같은 3D 영상이라도 더 앞으로 튀어나오도록 하거나 들어가게 하는 등 맞춤 설정이 가능한 점도 사용성에서 후한 점수를 줄 부분이다.

◇ 사운드

아무리 재미있는 영화를 보더라도 음향이 형편없다면 섭섭할 일이다. LG전자도 이를 깊게 공감하는 눈치다. 65UB9800은 음향 효과에 힘을 줘 ‘시청(視聽)’ 중 ‘청(聽)’의 묘미까지 살렸다.

현재 UB9800 제품군은 BMW, 메르세데스-벤츠 등에 탑재되는 오디오 업계의 이름난 브랜드인 하만/카돈(harman/kardon)의 울트라 서라운드 음향 시스템이 구성된 상태다. 품질 높은 음향을 구현해 별도의 스피커 구매 필요성을 못 느끼게 한다. 65UB9800만 해도 4.2채널 70W 음향 장치가 장착된 상태다. TV CF의 BGM만 들어도 차이가 느껴질 제원이다.

Photo Image

[편의성]

◇ 편의성 좋은 웹 OS로 남녀노소 손쉽게

LG전자 TV의 독자 플랫폼 웹 OS 얘기도 다루지 않을 수 없다. 사실 요즘 등장하는 스마트 TV는 조작이 쉽지 않다. 부가 기능을 하나쯤 써보려면 이 버튼 저 버튼 누르며 헤매는 일이 다반사다. 하지만 65UB9800이 채택한 웹 OS는 직관성이 뛰어나 익히기 손쉬워 마음에 든다. 스마트폰을 조금만 다룰 줄 안다면 누구나 짧은 시간 안에 자유롭게 다룰 만한 OS다.

웹 OS의 이용법은 간단하다. 동봉된 리모컨에서 바로가기 버튼을 누르면 끝이다. 그다음부터는 리모컨이 이용자의 손 움직임을 인식해 이를 화면에 화살표로 표시한다. 리모컨이 마우스와 똑같은 역할을 한다고 보면 된다. 손 떨림 보정을 집어넣은 덕인지 마음먹은 대로 쉽사리 조작할 수 있다.

어떤 기능들을 이용할 수 있을까. 간략히 훑어보면 푹(pooq), CJ E&M, 마이 온, 씨네21, 벅스, 유튜브, 인터넷 등이 준비돼 있다. LG 콘텐츠 스토어에 들어가면 TV 방송이나 TV 다시보기, 영화, 3D 콘텐츠 등을 이용할 수도 있다. 마치 스마트폰을 다루듯 다양한 앱을 내려받아 곧장 이용하면 된다. 앱이 더 늘어난다면 TV의 활용도 또한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 HDMI 2.0, HEVC 코덱…차세대 규격 준비 ‘OK’

65UB9800은 다양한 부가 기능을 갖춰 TV의 활용도를 높인다. 예컨대 ‘스마트 셰어’를 이용하면 PC의 화면을 TV로 볼 수 있으며 ‘미라캐스트’를 지원해 스마트폰 화면도 TV로 볼 수 있다.

아예 TV와 스마트폰을 유선으로 연결해 리모컨으로 조작까지 할 수 있도록 MHL(Mobile High definition Link) 단자를 지원함도 물론이다. 노트북을 위한 와이다이(WiDi) 역시 탑재했다.

뒷면을 보면 셋톱박스나 블루레이 플레이어, 콘솔 게임기를 연결할 때 쓰도록 HDMI 단자를 네 개 마련했다. 칭찬할 부분은 이번 제품이 HDMI 2.0 규격을 채택했다는 점이다. 사실 지난해까지 나온 UHD TV 대부분은 HDMI 1.4 규격을 채택해 제 성능을 온전히 발휘하기 어려웠다고 말할 수 있다. 위 규격으로는 UHD에서 최고 30프레임밖에는 뽑아낼 수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UB9800은 대역폭이 확장된 2.0 규격을 채택하며 이러한 우려를 말끔히 해결했다.

또 동영상 데이터 압축 규격 역시 차세대 UHD 포맷으로 각광받는 HEVC(High Efficiency Video Coding), 즉 H.265를 지원한다. 가장 널리 쓰이는 H.264/AVC 코덱으로 만든 동영상보다 용량이 절반 가까이 줄어들 정도로 높은 압축률을 자랑하는 코덱이다. UB9800 제품군은 다양한 최신 규격을 준비해 앞으로의 사용성도 밝다.

Photo Image

[이버즈 총평]

소비자의 눈높이는 빠르게 올라간다. 현재 풀HD 영상을 봤을 때 감탄을 터뜨리는 이가 아무도 없는 것을 보면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65UB9800은 더 높은 해상도, 좋은 화질을 원하는 소비자의 욕구를 충족시키기에 충분해 보이는 TV다. 65형 화면과 어울린 UHD 화면은 TV를 들여다보는 내내 깊은 몰입감을 줬다.

가장 생각해볼 부분은 아마 콘텐츠 문제가 아닐까 싶다. 업스케일링으로 일반 영상까지 좋은 화질로 만드는 것은 맞지만 UHD TV를 구매하는 소비자의 욕심을 충족하려면 4K 콘텐츠가 필요할 테니 말이다.

이런 부분에서도 LG전자는 많은 대비를 해 놨다. LG전자는 셋톱박스 없이 바로 UHD 영상을 볼 수 있는 앱을 TV에 탑재한 상황이다. 예컨대 현재 서울/경기권의 케이블 방송사인 씨앤앰과 손잡고 UHD 방송을 하는 중이다. 또 티브로드 UHD 방송 앱을 깔면 유맥스(UMAX)의 UHD 채널과 UHD VoD는 물론이고 티브로드에서 지원하는 모든 채널과 VoD를 셋톱박스 없이도 이용할 수 있다. 물론 이들은 아직 권역 거주자에 한정된다. LG전자는 연내 다른 주요 케이블 TV업체로 앱 적용을 확대할 계획이다.

현재 65UB9800의 가격은 캐시백 혜택을 포함해 700만원대다. 살펴본 성능으로 저울질해보면 과한 몸값은 아닌 것으로 생각된다. 특히 TV 같은 제품은 한 번 구매했을 때 10년 가까이 바꾸지 않는 가전제품이니 말이다. 최신 규격을 두루 탑재한 점과 지금이 TV 구매 적기임을 생각했을 때 이왕 TV를 사기로 마음먹었다면 몇 년 뒤까지 내다보고 구매해도 후회하지 않을 만한 제품으로 판단된다.

Photo Image
Photo Im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