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애도·실적 악화? 정유사 대형 행사 취소

정유사가 수십 년 동안 후원 또는 주최했던 행사를 돌연 취소했다. 영업 실적 악화와 최근 세월호 애도 분위기 등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20일 현대오일뱅크는 10여년 넘게 진행해 온 드림콘서트 후원을 행사가 한달 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취소했다. 현대오일뱅크는 1995년부터 8년 동안 매년 드림콘서트를 후원해오다가 경영권이 외국계로 넘어가면서 중단한 바 있다. 이후 지난 2010년 현대중공업이 외국계로부터 회사를 되찾은 후 드림콘서트를 부활시켜 지난해까지 매년 후원했다.

GS칼텍스는 지난해까지 20년 동안 진행해 온 ‘GS칼텍스 환경미술대회’를 올해는 개최하지 않기로 했다. 1994년 시작돼 10만여명에 이르는 어린이를 비롯해 학부모 등 총 40만여명이 참여한 명실상부한 국내 최대 어린이미술대회가 올해는 열리지 않는다.

정유사는 세월호 사고 관련 애도 분위기에 동참하기 위한 선택이라고 밝히지만, 관련 업계는 급감한 영업이익과 정치적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GS칼텍스와 현대오일뱅크는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이 작년 동기 대비 각각 79%, 48% 줄어든 814억원, 1019억원을 기록했다.

현대오일뱅크는 모기업인 현대중공업이 최근 사망 사고 관련 안전경영 종합대책을 추진하는 와중에 계열사가 콘서트 후원에 나서는 것이 모양새가 좋지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GS칼텍스 미술대회 취소에는 잠잠해진 여수 기름유출 사건에 대한 관심이 지방선거 때 재등장하지 않도록 언론 노출을 최소화하겠다는 의도가 담겼다는 해석이 나온다. GS칼텍스와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행사 취소는 특별한 이유가 있어서가 아니라 순수하게 세월호 애도에 동참하는 취지로 선택한 것”이라고 말했다.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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