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T, 디렉TV 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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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2위 통신업체 AT&T가 위성방송 1위 사업자 ‘디렉TV’를 인수한다.

AT&T와 디렉TV는 485억달러(49조7000억원)에 이런 내용의 계약을 체결했다고 19일(현지시각) 공식 발표했다. 이미 당국의 합병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컴캐스트의 타임워너 인수가액(452억 달러) 보다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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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T&T는 디렉TV 주식을 주당 95달러에 매입키로 했다. 매입 대금 중 28.50 달러는 현금으로, 나머지는 AT&T 주식으로 지급된다. 디렉TV의 부채까지 감안하면 이번 거래의 시장거래가치(transaction value)는 671억달러(68조7000억원)에 이른다. 양사의 합병 시너지가 합병 종료 3년 후 연간 16억달러 수준에 이를 전망이다.

디렉TV는 미국에서는 가입 가구가 2000만에 이르는 최대 위성방송 사업자다. 유료방송업계 전체로 따지면 컴캐스트에 이어 2위다. 멕시코 등 남미 시장에서는 케이블까지 포함한 전체 유료방송사업체들 중 1위로, 1800만 가구를 고객으로 확보하고 있다.

AT&T 최고경영자(CEO)인 랜덜 스티븐슨 회장은 “디렉TV는 유료TV 시장에서 최고의 브랜드며, 특히 남미 사업이 급성장세에 있다”고 말했다.

디렉TV CEO인 마이크 화이트 사장은 “미국 소비자는 보다 다양한 결합상품을 시청할 수 있게 될 것이고, 주주 역시 통합 회사의 가치가 늘어나 큰 이익을 볼 것”이라고 말했다.

양사간 이번 합병은 미 연방통신위원회(FCC)와 법무부 등 규제 당국 심사를 거쳐 향후 12개월 내에 최종 완료된다.

◇뉴스해설

지난 2월 전미 최대 케이블TV 사업자인 컴캐스트와 2위 사업자인 타임워너케이블간 공식 합병 발표, 뒤이어 나온 컴캐스트·넷플릭스의 전용망 계약과 스프린트의 T모바일 합병 추진에 이어, 이번 AT&T의 디렉TV 인수에 이르기까지 미국 통신·방송 시장의 합종연횡이 정점을 향해 치닫고 있다.

국내서도 지난해 케이블사업자(SO)의 가입자수 규제 완화를 계기로 유료TV 시장의 재편에 공감대가 커지고 있다. 미국 통방 시장의 현상황이 더 이상 먼나라 얘기가 아니다.

◇왜 합치나

간명하다. 각자의 기존 사업영역으로는 더이상 돈을 벌 수 없어서다. AT&T는 유선통신과 유료TV 사업 모두 전국 사업자가 아니다. 최대 강점인 유선통신에서의 가입자 이탈과 그에 따른 수익 감소로 최근 주가는 하향세를 거듭하고 있다. 디렉TV 역시 유료TV 시장에서 후발주자로서 성공 반열에 올랐다고는 하나, 향후 무선통신 등 네트워크 인프라의 지원없이는 성장 엔진이 언제 꺼질지 모른다.

이제 AT&T는 IPTV(U버스) 등 브로드밴드 서비스의 강화를 꾀할 수 있게 됐다. 이 과정에서 3000만명에 육박하는 가입자 볼륨은 각종 콘텐츠 사업자와의 협상에서 ‘갑’의 위치를 공고히 해준다.

◇막판 변수, ‘연방정부 승인’

지난 2011년 AT&T는 T모바일을 390억달러에 인수하려다, 통신시장 독점을 우려한 미 법무부의 반대로 실패한 ‘트라우마’가 있다.

그 때와 달리, 분위기는 일단 좋다. ‘컴캐스트·타임워너’의 승인 건 역시 맞물려 있어 두 합병건이 병행 처리될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최근 틀어진 ‘망 중립성 정책’이다. 사실상 중립성을 포기한 상황에서 거대 통신사업자의 등장까지 허용할 경우, 정부가 시민단체 등으로부터 받을 공격에 명분이 없어진다.

이에 따라 컴캐스트는 합병 추인시 일부 가입 고객을 타사에 넘겨, 가입자 수를 ‘3000만’으로 맞추겠다는 카드를 FCC 등에 제시해 놓고 있다. AT&T도 비슷한 수준의 대안을 내놔야 할 것이다.

◇한국 시장 영향

지난해 정부가 SO 가입자수 규제를 완화하면서, 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간 인수·합병은 원칙적으로 가능해졌다.

핵심은 통신·방송간 시너지인데, 이 경우 미국과 달리 고려해야 할 함수가 많다. 가장 큰 문제는 양 사업자가 인터넷과 IPTV, 유료TV 등 모든 영역에서 경쟁관계에 있어, 쉽사리 합종연횡을 얘기할 단계가 못된다.

하지만 현재 시장에 매물로 나와있는 씨앤앰(C&M)은 ‘유선사업 분야 강화’라는 차원에서 SK텔레콤이 가장 이상적인 파트너로 꼽힌다.

<AT&T·디렉TV와 컴캐스트·타임워너의 인수 비교>

AT&T·디렉TV와 컴캐스트·타임워너의 인수 비교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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