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8일간의 이통사 영업정지 끝 "핵전쟁 시작된다"

19일 이동통신 3사 영업정지 끝나… 진흙탕 싸움 벌어지나?

지난 3월부터 순차적으로 진행된 이동통신 3사의 영업정지가 19일로 완전히 끝난다.

각 회사별로 45일씩이었던 이번 영업정지는 정부의 불법 보조금 규제가 시작된 2000년 이후 가장 강력한 것이었다. 신규가입뿐 아니라 기기변경(24개월 미만)도 금지하고 한번에 2개 사업자의 영업을 동시에 중단시켰기 때문에, 시장 구도와 영업 전략에까지 변화를 가져왔다는 평가가 나온다.

◇ 시장구도 변화 조짐…KT는 선전·SKT는 저조

68일간 계속된 영업정지 기간에 이통 3사는 모두 단독으로 영업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이통사 한 곳만 남기고 다른 2개 회사의 영업은 금지하는 방식으로 제재가 시행됐기 때문이다.

번호이동 통계상 KT가 단독 영업기간의 `승자`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가장 먼저 단독 영업을 한 SK텔레콤은 하루 평균 6천262명씩 14만4천27명의 번호이동 가입자를 모집했다. 다음 주자인 LG유플러스는 모두 18만6천981명(일평균 8천499명)의 번호이동 실적을 기록했다. 마지막 주자로 나선 KT는 15일까지 21만5천800명(일평균 1만1천359명)을 유치한 상태다.

번호이동은 결국 경쟁사의 가입자를 데려오는 것인만큼, 영업정지 기간 시장 점유율에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3월에 29.86%의 시장점유율을 기록, 30%가 십수년만에 깨진 KT의 경우 30% 점유율을 다시 회복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과반 점유율을 기록해온 SK텔레콤에 대해서는 50%대가 붕괴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시장에서 나오고 있다. SK텔레콤의 3월 시장 점유율은 50.42%였다. LG유플러스의 경우 기존 점유율을 지키며 선방한 것으로 분석된다.

◇ 단말기 가격 인하와 무제한 요금제로 마케팅 전략 선회

신규가입 금지, 기기변경(24개월 미만) 금지, 보조금 사용 불가 등의 조건 때문에 이번 영업 정지 기간에 `단말기 가격 인하`가 새로운 마케팅 전략으로 등장했다.

단말기 출고가를 낮춰 보조금과 같은 효과를 꾀한 것으로, LG유플러스가 `팬택 살리기` 명목으로 `베가 시크릿업`의 출고가를 인하한 것이 발단이 됐다. LG유플러스는 3월 13일부터 지난달 4일까지 단독 영업기간에 베가 시크릿업의 출고 가격을 전격 인하, 95만4천800원이었던 단말기 가격이 59만9천500원으로 내려갔다. 그만큼 가입자의 부담은 줄었다.

LG유플러스의 뒤를 이어 지난달 27일 단독 영업을 시작한 KT도 단말기 가격 인하에 나섰고, 이 전략이 시장에서 호응을 얻자 경쟁사들도 앞다퉈 출고가를 낮췄다.

KT는 `갤럭시S4 미니`, `옵티머스GK` 가격을 기존 출고가의 절반인 25만9천600원으로 내렸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정부가 정한 가이드라인 범위 안에서 보조금까지 받으면 이들 단말기를 거의 공짜로 살 수 있게 됐다. KT는 이어 가격 인하 기종을 아이폰4·4S, 갤럭시노트2, 옵티머스G, 베가 R3, 옵티머스뷰2 등 출고 20개월이 지난 기종까지 확대했다.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 경쟁에도 불이 붙었다. LG유플러스가 단독 영업 직전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를 출시하자 SK텔레콤과 KT도 잇따라 무제한 요금제를 도입, 기존 가입자 사수와 신규 가입자 유치에 나섰다.

SK텔레콤의 경우 가입자 유출을 막기 위해 인기 놀이공원과 패밀리레스토랑을 반값에 이용할 수 있는 무제한 멤버십 프로모션도 선보였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동통신 3사의 영업이 모두 정상화하고 영업정지 기간의 실적이 드러나면 가입자 뺏기 경쟁이 더 심해질 것"이라며 "요금제와 단말기 가격 인하가 경쟁을 이끄는 핵심 요소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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