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렉시블 디바이스, 소재 기술이 키…지난해 실패 만회 위해 기술 개발 한창

성장세가 둔화된 스마트 기기 시장에서 플렉시블 기술이 새로운 돌파구로 떠오르면서 플렉시블 디바이스 대량 생산의 관건인 소재 기술 개발에 관심이 쏠렸다.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는 차세대 성장동력인 웨어러블 디바이스 시장을 견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양산을 위한 소재 기술 개발이 한층 속도를 내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플렉시블 디스플레이의 병목으로 꼽혔던 3차원(D) 커버유리,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봉지, 투명전극 등 관련 소재 기술이 최근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는 가볍고 곡면 구현이 가능해 웨어러블 디바이스에 적합한 디스플레이로 꼽힌다. 업계는 플렉시블 디스플레이가 이미 성숙기에 진입한 스마트 기기 시장에 다시 한번 모멘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처음 등장한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스마트폰이 혹평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관련 기술 개발은 오히려 탄력을 받고 있는 분위기다.

코닝은 플렉시블 스마트폰의 커버 유리로 사용할 수 있는 3D 커버 유리를 생산하기 위해 대만 유리 업체 GTOC와 손을 잡았다.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시장과 함께 곡면 강화 유리 수요도 증가한다고 판단했다. 종전에는 곡면 커버글라스를 구현하기 위해 식각 방식이 사용됐다. 강화 유리 자체에 굴곡이 있지만 깎아서 제작한 만큼 2.5D로 불렸다. 코닝은 GTOC와 함께 3D로 성형된 고릴라 글라스를 공급할 계획이다.

OLED의 발광 소재를 수분과 산소로부터 보호하는 봉지 소재 기술 역시 플렉시블 디스플레이의 대표적인 난제였다. OLED는 외부의 수분이 닿으면 ‘스스로 빛을 내는’ 성질을 완전히 잃어버리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일반 OLED 디스플레이는 글라스 봉지를 사용해 기판 유리와 밀봉하는 형태였지만 기판이 폴리이미드(PI)인 플렉시블에는 적용하기 힘들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무기물·유기물을 번갈아 쌓는 기술을 채택했다. 이 회사는 생산 시간을 줄일 수 있는 원자층 증착 기술을 이용한 장비도 도입해 연구 중이다.

발광체에 전자를 공급해주는 투명 전극 또한 디스플레이가 휘어질 때 함께 휘어지기 위해서는 기계적인 안정성이 있어야 한다. 지난해 나온 제품은 휘어진 각도가 크지 않아 인듐주석산화물(ITO)을 써도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전자종이 만큼 휘어지기 위해서는 휘어지는 투명전극도 필수다. 고분자 투명전극, 탄소나노튜브, 산화물-금속-산화물 다층 투명전극 등이 유력한 기술로 개발되고 있다.

학계에서는 유리 위에 박막트랜지스터를 형성하고 나중에 유리를 떼어내는 과정이 없도록 아예 PI 위에 박막트랜지스터를 올릴 수 있는 방법도 연구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제 웬만한 기능 정도로 시장을 만드는 데는 한계에 달했다”며 “웨어러블 기기 등 새로운 시장이 등장하기 위해서는 소재 기술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고 말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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