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방송관련 공적 자금 외주제작사 할당은 미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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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외주 독립 제작사에 돌아가는 공적자금의 할당량이 미미하다고 공통적으로 지적한다. 방송통신위원회와 미래창조과학부과 공동 관리하고 있는 방송통신발전기금을 비롯해 국가 예산으로 운용되는 방송 펀드 투자가 대부분 방송사에 집중돼 있다.

이교욱 독립제작사 브로드스톰 대표는 “방송사에 전파사용료 등을 받아 기금을 조성하는 방송발전기금이 방송사에만 재투자되는 게 표면적으로는 합당해 보이기는 한다. 그러나 방송사 콘텐츠의 상당수가 외주제작사 작품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에 상응하는 공적 자금이 독립 제작사에 충분히 배분돼야 한다”고 말했다.

방송 콘텐츠 펀드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정부는 지난 2010년 방송콘텐츠 제작을 위해 민간과 공동으로 700억에서 1000억원에 이르는 방송콘텐츠 투자조합을 결성했다. 그러나 현재 방송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다큐 등 비드라마를 발굴해 중점 투자한다는 취지와 달리 투자는 활발하게 이뤄지지 않았다.

정부조직 개편 후 방통위 산하에서 미래부로 옮겨간 한 100억원 규모의 방송펀드를 살펴보면 실제 56억원 투자금액 중 비드라마 부문에 투자된 금액은 단 5억원이다. 투자 규정상 전체 기금의 20%를 비드라마에 투자해야 하는데 아직 15억원은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표류 중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당시 5억원 투자는 한중수교 20주년을 기념해 제작한 다큐멘터리여서 주목도가 높은 콘텐츠였다”며 “독립 콘텐츠에 투자돼야 할 남은 15억원의 투자금은 몇 년째 움직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국민 세금이 쓰이는 투자인 만큼 위험부담을 기피하려는 관계당국의 소극적인 자세도 엿보인다. 비교적 흥행과 수익창출을 담보하기 쉽지 않은 다큐나 교육프로그램에 선뜻 투자하기를 꺼리는 이유다.

익명을 요구한 당국 관계자는 “리스크를 최소화하려는 공무원 마음 때문인 것 같다”며 “수익을 못 내거나 오히려 마이너스가 난 콘텐츠에 투자했다가는 감사 때 국회의원들이 가만 있지 않는다”며 속내를 털어놓았다. 다른 방송펀드들도 다큐와 같은 비드라마 부문 투자는 찾아보기 힘들며 대부분 방송 장비나 ICT 콘텐츠 투자에 집중돼 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박근혜정권의 정부조직개편에서 원인을 찾아 불만을 토로하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현재 한국 방송작가협회와 독립PD협회는 방통위 산하인데 독립제작사 협회는 문화부 산하다. 사실상 방송 콘텐츠 진흥 역할이 미미한 문화부가 독립제작사 협회를 관리하고 있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주장이다.

독립제작사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방송 진흥기능을 제대로 할 수 있는 미래부 산하로 독립제작사 협회가 옮겨가 보다 적극적인 지원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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