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충전기 시장이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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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자동차 충전기 분야 중소업체가 글로벌 완성차 업체를 대상으로 활발한 영업을 펼치고 있다. 전기차와 충전기 간 매칭 성능과 고객 대응에 따라 시장 선점 성패가 좌우되기 때문이다. 특히 정부가 내년부터 완속 충전기 보급을 중단할 방침이어서 이들 간 협력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르노삼성·한국지엠·BMW 등이 잇따라 국내 충전기 업체와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협력을 통해 충전기 보급은 물론이고 유지보수나 AS 등 신속한 고객 대응 등의 시장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이다.

더욱이 내년부터 국내 충전인프라 보급 주체가 완성차 업체 위주의 민간 영역으로 넘어간다. 지금까지 국내 전기차 충전인프라는 적격 심사를 통한 공개입찰방식으로 환경부 환경공단이 주도해왔다.

하지만 정부가 내년부터 전기차 구매 시 무상 보급했던 완속 충전기를 보급 지원하지 않을 방침이다. 시장 활성화를 위한 정부의 마중물 역할을 충분히 완수했다는 판단에서다. 환경부는 20~30분 내 충전 가능한 급속 충전기 기반 인프라 확장에만 집중한다. 올해를 시작으로 공공시설물과 교통 요충지 등에 충전인프라를 구축한다. 이에 따라 주로 개인소유의 완속 충전기 보급은 완성차 업체 몫이 됐다.

이미 완성차 업계는 전기차 출시를 앞두고 차량과 충전기 간 충·방전 매칭 작업을 거쳐 제품 최적화를 통해 호흡을 맞춰왔다. 향후 국내 기반 완성차 업체의 동반 해외 진출도 가능할 전망이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전기차 출시 전부터 충전기 업체와 각종 매칭 테스트는 물론이고 AS망 확보와 자체 검사 규격 매뉴얼까지 함께 작업했다”며 “안정적인 물량 공급을 위해 협력사를 확대하면서 향후 해외 동반 진출도 추진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기아차는 시그넷과 피엔이솔루션 등 협력사를 두고 올해만 전국 100개 영업점과 AS센터에 완·급속 충전기를 설치할 계획이다. 여기에 북미 시장 진출을 앞두고 이들 업체와 협력 방안도 추진 중으로 알려졌다.

BMW코리아도 지난해 제주도에 중앙제어의 완속 충전기 30기를 기증한 데 이어 2015년까지 전국 100개 이마트점에도 다수의 중소업체 충전기를 투입할 예정이다. 한국지엠과 르노삼성 역시 전국 AS망에 각각 시그넷·피엔이솔루션과 중앙제어 등의 제품을 활용한 충전인프라 확장에 나설 계획이다.

완성차 업체를 대상으로 해외 진출을 추진하는 업체도 있다. 코디에스는 중국에 진출한 유럽 완성차 업체와 충전기 공급을 협의 중이며 시그넷은 일본 마루베니상사를 통해 일본 진출을 앞두고 있다. 여기에 도요타와 폴크스바겐가 국내 진출하는 등 향후 전기차 시장 확대에 따라 한화테크엠, 코디에스, 이엔테크놀로지 등도 이들 대열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태영 중앙제어 이사는 “전기차 시장 초기라 충전기 이용에 익숙하지 못한 만큼 완성차 업체와 충전기 업체 간 협력은 당연한 일”이라며 “안정적인 공급처 확보를 위해 완성차 업체 대상으로 하는 시장 경쟁은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표】국내 전기차 업계 협력 구도 현황(자료:각사)

전기차 충전기 시장이 뜬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