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4년 만에 다양한 경험과 실패를 통해 사업 정체성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조범동 브이엠 전기자전거 사장은 2010년 10월 1인 기업으로 창업한지 4년 만에 탄탄한 해외 공급선을 확보하며 제2의 창업 설계를 다시 짜고 있다.

브이엠은 올해 초 20여 국가에 유통망을 갖춘 글로벌 기업 이탈젯(italjet)에 주문자생산 방식으로 전기자전거부터 핵심 파워모듈까지 독점 공급권을 확보했다. 이 결과 지난해 회사 전체 매출 10억원의 절반을 올해 1분기에 달성했고 직원 수도 10명으로 늘렸다. 스타트업 이후 최대 성적이다.
조 사장은 이탈젯과 협력을 계기로 회사의 사업 정체성을 소비자 중심(B2C)에서 기업(B2B)으로 전환키로 결단했다. 세계 최고의 전기자전거를 만들겠다는 목표에서 세계 최고의 전력제어 부품업체로 수정한 것이다. 조 사장이 이 같이 비전을 전면 수정한데는 지난 4년간의 경험이 주효했다.
조 사장은 “2011년 말 첫 전기자전거를 개발한 후 2300여대를 팔았지만 부족한 인력과 자금력 탓에 전전긍긍하며 힘들게 사업을 유지해 왔다”며 “이탈젯과 비즈니스를 계기로 B2B로 전환하면서 전기자전거 이외 전기스쿠터와 근거리 전기차(NEV) 부품 영역에 도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신의 강점과 전문성에만 집중하겠다는 의지다.
실제 조 사장은 2011년 말 첫 전기자전거를 개발한 이후 제주와 경주, 태안 등에서 자전거 대여 서비스 사업과 바이크 카페 두 곳을 운영하며 소비자 접점을 활용한 마니아층 공략에 집중했지만 매번 인력과 자금력 한계에 부딪쳤다. 심지어 국내 최초로 자이로센서 기술을 접목한 로봇형 자전거도 개발했지만 마케팅 능력 부족으로 이마저도 중도에 포기했다.
조 사장은 전기자전거용 파워모듈뿐만 아니라 전기스쿠터와 소형 전기차용 파워모듈과 전기 구동(BLDC)모터를 개발해 사업영역을 확대할 방침이다. 여기에 저가의 회생제동 장치도 개발 중이다.
브이엠은 이미 엘리베이터 등 모터에 장착하는 대전력 스위칭과 제어용 파워모듈(IGBT) 소자 기반의 전기자전거 전용 알고리즘을 자체 개발했다. 이 기술로 기존 전기자전거에 비해 구동효율이 40%가량 뛰어난 파워모듈로 틈새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조 사장은 “창업에 필요한 멘토는 있어도 사업에는 멘토가 없는 것 같다”며 “아직 배울 것도 많고 경험할 것도 많지만 경험만큼 소중한 멘토는 없다”고 말했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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