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中 승용차 판매 성장률 업계 최하위…생산 능력 확대 시급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1분기 중국 승용차 시장 업체별 판매량 및 성장률

지난 1분기 중국 승용차 시장에서 현대·기아차의 판매 성장률이 업계 최하위에 머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국에 진출한 글로벌 자동차업체 중 유일하게 현대·기아차만 전체 시장 성장률을 밑도는 성장세를 기록했다.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에서의 성장 기반을 유지하기 위해 현대차 4공장 신설 등 현지 생산능력 확대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지난 1분기 중국 승용차 시장에서 총 44만대를 판매, 작년 같은 기간(39만9000대)보다 10.3% 성장했다. 이 같은 성장률은 전체 시장 성장률(11.6%)보다 1.3%포인트 낮은 것이다.

이에 반해 현대·기아차와 경쟁하는 글로벌업체들의 판매 성장세는 전체 시장 성장률을 뛰어넘었다. 중국 시장 1위인 폴크스바겐은 94만6000대를 판매해 작년보다 23.5% 늘었으며 2위인 GM도 85만3000대로 12.4%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일본 ‘빅3’인 닛산(22만8000대), 도요타(20만9000대), 혼다(16만3000대)의 판매 성장률도 각각 25.3%, 16.8%, 16.3%로 현대·기아차를 추월했다. 특히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한 업체는 포드(19만6000대)로 무려 51.9%나 급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기아차가 중국 승용차 시장에서 3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지만 1·2위 업체와 격차는 커지고 중위권 업체들의 추격은 거세지는 형국인 것이다. 이에 따라 현대·기아차의 판매 확대 및 시장 점유율 유지를 위해 현지 생산능력 증설이 시급한 과제로 부상했다. 현대차는 현재 베이징 1·2·3공장에 연산 105만대의 승용차 생산능력을 갖췄으며, 기아차는 3공장 본격 가동에 힘입어 총 74만대의 생산능력을 확보했다. 두 업체를 합친 승용차 생산능력은 179만대인 셈이다.

하지만 한두 해 안에 중국 승용차 수요가 2000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돼 현대·기아차가 10%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30만대 규모의 4공장 신설이 시급하다. 특히 지난 3월 정몽구 회장이 중국 충칭시를 찾아 4공장 신설에 협력하기로 했지만 최종 확정은 아닌 것으로 전해지면서 그룹 내외부의 불안감이 고조됐다. 설영흥 부회장(중국사업총괄)의 갑작스런 퇴진도 최근 판매 부진과 지부진한 신공장 설립 작업과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무엇보다 폴크스바겐, GM, 닛산 등이 중국 생산능력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어 현대·기아차의 시급한 대응이 중요해졌다.

증권 업계 관계자는 “최근 현대·기아차의 신공장 건설 등 중국 생산능력 확대 속도가 예전에 비해 느려진 것이 사실”이라며 “폴크스바겐, GM 등 경쟁업체와 규모의 경쟁에서 격차가 벌어지기 전에 현지 공장 증설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1분기 중국 승용차 시장 업체별 판매량 및 성장률 (단위:만대, %) / 자료:중국승용차연석회, ※성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1분기 중국 승용차 시장 업체별 판매량 및 성장률 (단위:만대, %) / 자료:중국승용차연석회, ※성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양종석기자 js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