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정부 ICT R&D 통합 후유증 최소화 해야

정보통신기술(ICT) 연구개발(R&D) 기능을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 산하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IITP)로 통합하는 작업이 시작됐다. 기획재정부가 부처 간 협의를 거쳐 관련 공공기관 기능 조정 결과를 확정했다. 산업기술평가관리원, 산업기술진흥원, 방송통신전파진흥원, 콘텐츠진흥원, 인터넷진흥원의 관련 예산과 인력이 NIPA로 옮겨간다. NIPA는 1조851억원 예산에 정책·기획, 평가·관리, 성과 확산, 기술거래 등 ICT R&D 전 주기를 총괄하는 컨트롤타워로 거듭났다.

통합을 했지만 본격 가동엔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예산보다 인력 이동 문제다. 기재부가 기관별 이관 인력규모를 확정했지만 대상자는 정해지지 않았다. 다른 임금체계 조정에 근무지 이동까지 이관 작업이 수월치 않다. 그 다음도 문제다.

이관이 끝나도 옛 정보통신연구진흥원(IITA) 역할을 당장 수행하기 어렵다. 과거처럼 또 다시 달라진 업무 프로세스와 문화에 적응해야 한다. 이관과 적응 기간이 길어지면 업무 공백은 불가피하다.

더욱 중요한 과제는 정확한 임무 설정이다. 옛 IITA처럼 기존의 여러 R&D 과제를 관리하는 것에만 집중한다면 지금과 달라진 것이 없다. ICT특별진흥법까지 만들며 기능을 통합한 만큼 할 일 또한 과거와 달라야 한다. 넓어진 예산과 인력 운용 폭 전부를 쏟아 부을 수 없겠지만 혁신 선도 기술 R&D에 자원을 집중 투입해야 한다.

통합 지연과 후유증으로 시간만 허비하면 본격적인 활동은 내년 이후로 넘어간다. 가시적 성과를 박근혜정부 힘이 약해질 임기 말에나 보일 가능성이 있다. ICT 환경이 하루가 달리 변하는 세상이다. IITP를 빨리 가동해야 이 변화를 따라잡을 수 있다. NIPA는 다른 공공기관과 형평성 시비를 부를 수 있겠지만 파격적인 대우와 업무 환경을 새 유인책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우수 인력을 더 끌어 모으며 통합 후유증을 최소화해 IITP를 조기에 안착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통합 취지가 ICT 기반 창조경제 산실을 만든다는 것인 만큼 기재부와 미래부도 발상을 파격적으로 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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