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능, 고용량, 친환경 3박자를 모두 갖춘 생체 모방형 차세대 리튬이차전지 전극소재가 개발됐다.
강기석 서울대학교 재료공학부 교수와 박찬범 KAIST 신소재공학과 교수, 조성백 국방과학연구소(ADD) 국방전원기술팀 책임연구원은 공동으로 생체 내 에너지 생성과정을 모방한 유기소재 나노복합체를 합성하는 방법으로 차세대 리튬이차전지용 전극소재를 개발했다고 24일 밝혔다.
이 연구는 ADD 선행핵심기술개발사업인 ‘생체 기반 군사용 리튬이차전지 전극소재 개발’과제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지난 2012년부터 올해 말까지 8억원이 투입된다. 선행기술 개발과제여서 향후 사업 계속여부는 불투명하다.
지금까지 리튬이차전지 양극소재는 전지 대용량화에 한계가 있고, 전지 생산 및 재활용 시 환경오염을 유발하는 문제가 있었다. 또 생체 모방 유기소재는 에너지 밀도가 높은 반면에 전자 흐름이 좋지 않고 전해질 용해도가 높아 리튬이차전지 양극소재로 적용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진은 이 같은 한계를 나노복합체 합성법으로 해결했다. 복잡한 합성과정 없이 탄소나노튜브 표면에 생체 모방 유기소재를 나노 크기로 재배열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진은 이 방법으로 리튬이차전지의 출력(220Ah/㎏)을 기존보다 20%가량 개선했다. 수명도 어느 정도 향상됐다고 설명했다.
현재 연구진은 이 유기 소재 나노복합체를 리튬 이차전지로 활용하기 위한 대용량 전지 제조기술을 개발 중이다. 무기체계 활용을 위한 적용성 연구 계획도 세워놨다.
강기석 교수는 "무겁고 독성이 있는 전이금속 대신 생체모방 물질을 나노구조체로 합성해 고에너지를 빠르게 저장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향후 모든 전극이 생체 모방 유기소재로 구성된 소위 ‘바이오 배터리(Biological battery)’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성백 책임연구원은 “기존 전지에 비해 안전성 및 단위무게당 용량이 우수하고 유연한 전지를 제작할 수 있어 미래 병사용 전원으로 활용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 연구결과는 재료 및 응용분야 국제학술지인 ‘어드밴스트 머티리얼스’ 최신호 후면 표지논문으로 게재됐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