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27일부터 단독 영업에 들어가면서 이동통신업계 사업정지 국면이 3라운드를 맞는다.
그동안 단독 영업을 펼쳐온 LG유플러스는 영업정지 기간 동안 빼앗긴 숫자 대비 3배에 달하는 번호이동(MNP) 가입자를 확보할 전망이다. 이에 맞서 단독 영업에 들어가는 KT는 고객 혜택을 강화하고 전사차원 지원을 준비할 예정이어서 가입자 유치를 놓고 창과 방패의 전쟁이 한층 가열될 것으로 예상된다.
23일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이동통신 3사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단독영업이 시작된 이달 5일부터 22일까지 총 14만8067명 번호이동 가입자(MVNO 제외)를 확보했다. 하루 평균 8735명꼴로 단독 영업이 끝나는 26일까지 18만명 이상 번호이동 가입자를 유치할 것으로 보인다.
LG유플러스는 앞서 SK텔레콤 단독영업 기간에 6만3592명의 가입자를 SK텔레콤에 넘겨줬다. 26일까지 18만명 이상 가입자를 확보한다면 손실의 3배를 회복하는 셈이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3위 사업자로 경쟁사에 비해 MNP 시장이 넓고 무제한 요금제 할인혜택 등으로 가입자 확보에 탄력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LG유플러스의 선전에 KT는 긴장한 기색이다. 오는 27일 부터 단독 영업에 들어가는 이 회사는 45일간 사업정지 기간에 총 15만명에 가까운 이통통신 가입자를 잃을 것으로 전망된다.
SK텔레콤에 8만435명을 잃었고 LG유플러스에는 약 6만5000명(22일까지 5만3254명, 일평균 2959명)을 내줄 것으로 예측됐다.
통신사 관계자는 “LG유플러스와 SK텔레콤이 단독영업 기간에 각각 18만명, 14만명 MNP 가입자를 확보했기 때문에 KT는 수치상으로 15만~16만명 고객 확보가 가능할 것”이라면서도 “순차영업 정지 순번이 마지막이라 소비자들의 MNP 요구가 상대적으로 적다는 것과 최근 구조조정 등으로 회사 내부 분위기가 어수선하다는 점이 난관”이라고 분석했다.
KT는 무제한 데이터 등에서 기존, 신규 고객 혜택을 강화해 고객 유인효과를 최대화할 방침이다. 신규 요금제 등 파격적인 방안보다는 기존 틀 안에서 고객 혜택을 늘린다.
KT 관계자는 “24일 기존, 신규 고객을 아우르는 마케팅 전략을 발표하며 단독영업에 대비할 것”이라며 “구조조정이 마무리 단계에 들어서며 몸이 가벼워졌기 때문에 전사적인 지원을 통해 가입자 손실을 회복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문단속에 나선다. 직영 대리점 비율이 높은 LG유플러스는 전국 1500여개 대리점과 서울, 수도권, 대전, 광주, 대구, 부산 등 각 지역 모바일 고객센터를 재정비한다.
사업정지 기간 중 분실·파손 기기변경, 24개월 이상 단말 기기변경, 요금제 변경, 부가서비스 등록 등 기타 편의 서비스를 정상적으로 운영해 불편으로 인한 고객 이탈을 막겠다는 것이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매장 운영 직원들이 지표관리, 효과적 프로모션 방안 등 매장 관리와 운영에 필요한 기본 지식과 노하우를 습득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운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LG유플러스 4월 영업기간 중 MNP 추이 / 자료:LG유플러스>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