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계형 질서를 의미하는 컨트롤타워보다는 수평적 관계로 공공 빅데이터 분석 사업을 조율할 수 있는 네트워크가 필요합니다.”
공공 빅데이터를 활용, 국가 정책과 산업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전략을 수립하는 한국정보화진흥원의 빅데이터센터를 이끌고 있는 황종성 센터장의 말이다.
수평적 네트워크를 구축, 공공기관들이 빅데이터 분석 사업을 진행할 때 필요하다면 서로 협업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는 게 황 센터장의 생각이다.
황 센터장은 “아직 국가 차원의 이러한 체계는 미흡한 것이 사실”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여러 공공 빅데이터 분석 사업이 발주되다 보니 일부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고 말했다.
황 센터장은 이러한 문제에 대해 두 가지 해법을 제시했다. 하나는 정책협의회 활성화다.
한국정보화진흥원은 빅데이터 관련 협·단체, 빅데이터 분석을 수행하는 센터, 빅데이터를 제공하는 기관이나 기업, 개별 공공기관 등과 협업을 추진한다. 다음 달에도 관계자가 참석하는 ‘빅데이터 대회’를 개최한다.
또 하나는 정부가 할일이다. 빅데이터 범부처 종합계획을 수립, 추진하는 것이다. 황 센터장은 “빅데이터 분석은 여러 데이터가 융·복합 돼야 하기 때문에 한 부처가 독자적으로 추진하는 것은 무리”라며 “이렇게 돼야 중복 투자도 없애고 시너지 효과도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공공기관이 빅데이터 분석 시 효과를 높일 수 있는 방안도 제시했다. 무엇보다 빅데이터 분석 결과물을 성급하게 판단하지 말라는 것이다.
황 센터장은 “빅데이터 분석 과제는 일회성에 그쳐서는 안 된다”며 “여러 시행착오를 겪어 다듬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시 심야버스도 갑작스럽게 탄생한 것이 아니라 4년 전부터 지속적으로 준비해온 결과물이라고 전했다. 양질의 데이터와 해당 분야의 전문지식을 많이 확보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민간 기업과의 협업도 강조했다. 공공 빅데이터만으로 의미 있는 결과물을 만드는 것은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정보화진흥원이 은행·증권 등 금융회사를 비롯해 각종 협회·단체들과 협업하는 배경이다. 효과적 데이터 확보를 위해 민간에서 전문 데이터 제공 산업이 성장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데이터를 정제하고 가공, 제공하는 기업들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황 센터장은 “우리나라는 공공 빅데이터 분석 분야에서 아직은 걸음마 단계를 걷는 수준”이라며 “섣불리 판단하기 보다는 장기적으로 내다보고 국가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신혜권기자 hk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