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의 스마트기기 보급이 급격히 늘어나는 반면에 정보통신기술 교양(ICT 리터러시) 수준은 뒷걸음질 쳤다.
그 결과 초등학생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남긴 거짓 글이나 ‘카톡 왕따’ 등이 사회문제로까지 비화됐다.
21일 한국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이 만든 ‘초중등학생의 ICT 수준 진단 및 ICT 융합형 창의 인재 양성 방안’을 보면 우리나라 초등학생의 ICT 리터러시 평균 점수가 점점 낮아졌다.
ICT 리터러시는 본래 정보통신기술(ICT)에 기반을 둔 문제 해결 능력을 비롯한 소양을 가리킨다. 최근에는 디지털 시민으로서 정보 윤리적 소양의 중요성이나 타인과 의사소통 능력을 나타낸다.
연구 결과 2010년부터 2102년까지 최근 3년간 초등학생 ICT 리터러시 점수의 연도별 평균을 살펴보면 100점 만점으로 환산한 결과 2010년 57.42점, 2011년이 60.48점, 2012년이 56.94점이다. 특히 ICT 리터러시 우수·보통 등급의 학생 비율을 낮아지고 기초·미흡 등급의 학생 비율은 높아졌다.
같은 기간 인터넷진흥원 조사에 의하면 청소년 스마트기기 보급률은 2011년 21.4%에서 2012년 기준 64.5%로 세 배 급증했다. 초등학생의 스마트폰 보급률도 교육부 조사 결과 49%에 이르며 두 명 중 한 명이 스마트폰을 보유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ICT 관련 교육이 정규 과목으로 자리 잡지 못했기 때문이다. 김종우 한국정보교육학회장(제주대 교수)은 “초등학교는 정보윤리를 주관해야 할 교과 자체가 아예 없고 실과에서만 단지 12시간의 정보교육을 할 뿐”이라며 “2009년 개정교육 과정에서 최소한의 학교 정보교육 장치가 사라졌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내년 개정을 추진하는 교육과정에는 초등학교부터 ICT 리터러시 교육을 실시해야 한다”며 “선진국 역시 우리와 유사한 문제점을 정보교육으로 해결하고자 교육과정 개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학교에서 교육·학습 목적의 스마트기기 활용도도 갈수록 낮아졌다. OECD 28개 국가가 참여한 2012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 가운데 스마트기기 활용은 중국보다도 낮은 38.7%를 기록했다. 이는 우리나라가 1~4위를 기록한 수학·읽기·과학의 비해 현저하게 떨어진 수치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