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출연연구기관과 중소기업이 손을 잡고 태양에너지를 이용한 해수 담수화 틈새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원장 이기우)은 지난 18일 대전본원 에코빌딩 대회의실에서 도암엔지니어링(대표 오관준)과 ‘태양에너지 해수 담수기술’에 대한 이전계약을 체결하고, 사업화 전 과정을 상호 협력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 기술은 태양에너지로부터 공급되는 태양열(열)과 태양광 발전(전기)을 동시에 활용해 해수를 담수로 바꾸는 기술이다. 바닷물을 식수나 농업용수, 공업 용수 등으로 활용할 수 있다. 담수화 과정을 위해 증발온도를 낮춘 진공시스템을 사용해 태양열 집열기 면적을 크게 줄인 것이 특징이다.
기술이전 조건은 특허 4건에 대한 통상실시권을 10년간 보장한다. 선급 기술료는 총 3억5000만원을 받기로 했다.
이 기술을 개발한 곽희열 책임연구원은 “담수규모가 10~1000t의 틈새시장을 타깃으로 삼았다”며 “두산중공업 등 대기업이 선점한 대형 시장에 진입하기보다는 가정이나 소규모 공공시설, 마을 단위로 시장을 세분화해 공략하자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양 측은 단순히 기술이전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향후 사업화를 위한 R&D 지원 및 금융, 나아가 경영까지 풀 패키지로 지원하기로 했다.
우선 한국산업기술진흥원이 시행하는 사업화연계기술개발사업의 BM(비즈니스모델) 관련 프로그램을 공동 추진한다.
에기연은 추가 R&D 지원을 검토하기로 했다. 또 제주시, 제주테크노파크 등과 하루 50톤 규모의 담수를 생산하는 실증플랜트도 추진한다.
금융 및 경영부문에선 기술보증기금이나 창투사의 투·융자 프로그램 참여 등을 상호 협력하기로 했다.
오관준 대표는 “물과 에너지, 환경을 융합시킨 기술로 대기업과 차별화해 제주에서 30~50톤 규모의 실증사업부터 해볼 것”이라며 “이제부터 시작이고, 앞으로 해외시장 진출 등 더 중요한 일들이 많이 남아있다”고 말했다.
이기우 에너지연 원장은 “출연연의 풀 패키지 지원이 기업육성의 시발점이 돼 보다 더 많은 기술이전이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하며 “기업에 다가가는 연구기관, 기업이 원하는 일을 기업의 입장에서 지원하는 기관이 되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