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후-애플 비밀동맹, 구글을 겨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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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후가 자사 검색엔진을 아이폰 등 애플 단말기에 탑재시키기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 현재 각종 애플 단말기에는 구글 검색엔진이 기본 내장돼 있다. 최근 애플이 삼성전자와의 특허 소송전에서 구글과 각을 세우고 있는 상황이어서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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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색엔진 세계시장 점유율 추이 (단위:%) 구글 야후 MS 바이두 자료: 넷마켓쉐어

◇야후의 구애

20일 로이터통신과 리코드, 허핑턴포스트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야후의 마리사 메이어 CEO는 최근 아담 카한 모바일·신제품 담당 수석 부사장을 대동, 애플 최고위급 인사들과 비밀 회동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메이어 CEO는 애플 측에 기본 탑재 검색엔진의 교체 필요성과 그에 따른 경제효과는 물론, 구체적인 디자인 시안까지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빠르면 이번 주부터 본격적으로 진행될 알리바바의 기업공개(IPO)도 애플을 겨냥한 물량 공세를 위해 목돈이 필요한 야후에겐 큰 힘이다. 페이스북 이후 최대 규모가 예상되는 이번 IPO의 주인공인 알리바바의 지분 60%가 야후 몫이기 때문이다.

이날 애플인사이더 블로그는 “메이어 CEO가 자신의 오랜 지인인 애플의 조나단 아이브 총괄 부사장 등 애플 내 친야후파 임원들의 지원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야후 vs 애플, 오래된 연인

거슬러 올라가면 애플 아이폰 사업의 첫 파트너는 야후였다. 하지만 애플이 사파리에 구글맵과 검색엔진을 탑재하면서 야후의 비중은 급격히 감소했다. 하지만 여전히 야후의 주식·날씨 앱은 아이폰에 기본 데이터 소스로 제공된다.

특히 구글과 달리, 야후는 모바일 운용체계를 갖고 있지 않는 점에 애플은 주목한다. 삼성과의 특허전에서 불거진 구글과 애플의 갈등국면은 이 점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구글 vs 애플, 쉽지않은 이별

이미 오래전부터 구글의 검색엔진은 애플의 iOS와 아이폰·아이패드의 사파리 웹브라우저 등에 기본 탑재돼 왔다. 그 댓가로 구글은 매년 10억달러 가량을 애플 측에 제공한다.

애플은 구글이 이 돈보다 훨씬 많은 가치를 자사 단말기를 통해 거둬 들인다고 본다. 자체 지도서비스를 탑재한 iOS6를 내놓으면서 구글맵을 아이폰과 아이패드에서 삭제한 것도, 유튜브 애플리케이션을 기본설치앱에서 제외시킨 것도, 모두 구글에 대한 애플의 불만과 견제 의지가 담긴 조치였다.

하지만 구글 검색엔진의 조작에 수년간 익숙해져 있는 사용자 환경을 거스르면서 까지 애플이 야후와 손잡을 지는 미지수다.

복병은 또 있다. 야후와 마이크로소프트(MS)간의 문제다. 양사는 지난 2008년 파트너십을 체결, 향후 10년간 야후가 MS의 빙 검색엔진을 사용키로 했다. MS와 모든 부분에서 경쟁관계인 애플 입장에선 쉽게 야후와 손잡을 수 없는 이유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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