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기업은 정품 SW 사용 `필수` 시대를 대비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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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한국소프트웨어저작권협회는 우리기업 4곳이 미국에서 ‘불공정경쟁법(UCA)’ 위반 혐의로 제재 직전까지 갔다고 전했다. 미국에 수출하는 제품 생산 과정에서 불법 소프트웨어(SW)를 사용했기 때문이다. 기업은 정품 SW를 구매하기로 합의해 가까스로 법 집행을 모면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이 UCA를 활용해 대대적인 불법 SW 단속에 나서고 있다. 이미 36개 주정부에서 UCA 집행을 강화하고 있다. UCA 도입 배경은 이렇다. 생산 과정에서 ‘훔친’ SW를 사용해 제품 단가를 낮췄다면 공정경쟁에 위배된다는 것이다. 미국에서는 자국 생산 제품의 경쟁력 저하되는 것을 미국 실업률 상승 원인 중 하나로 지목하면서 UCA 적용을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다.

타깃은 아시아권 국가다. 지금까지 UCA 적발된 나라는 주로 태국, 중국, 인도 등이다. 상대적으로 가격 경쟁력을 갖춘 제품이 미국에서 자국 제품과 경쟁하는 것을 가급적 피하자는 의도다. UCA가 새로운 무역 장벽으로 떠오르면서 수출 기업에게는 적신호가 켜졌다.

우리 기업이 단속된 사례가 4곳 정도로 알려졌지만, 잠재적인 위험은 훨씬 크다. 미국은 우리나라를 대미 수출 기업 가운데 40% 정도가 불법 SW를 사용하는 ‘위험군’으로 분류했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 산업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UCA 위반 기업에게는 최고 25만달러 벌금과 손해배상액을 지불해야할 뿐 아니라, 주에 따라 제품 판매가 금지되기도 한다. 무엇보다 불량 기업으로 낙인이 찍혀 항시 감시 대상이 되는 엄청난 제약 조건을 달게 된다.

이를 대비해 정부도 기업이 생산과정에서 정품 SW를 사용하는지 점검하고 불법 SW 사용으로 UCA 위반되는 상황에 대해 경고해야한다. 수출 기업을 상대로 UCA 교육과 SW 사용 컨설팅도 필요하다.

SW 산업 발전을 위해 정품을 구매하는 시대는 지났다. 정품을 사용하지 않으면 생산 제품의 판로 자체가 막히고 기업은 악화일로를 걸을 수밖에 없다. 기업은 정품 SW 사용을 ‘선택’할 것이 아니라 ‘필수’로 여겨야 한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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