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협력사 단가 쥐어짜기’ 진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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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자사 블로그 삼성투모로우(www.samsungtomorrow.com)에서 지난 7, 8일 전자신문에 게재된 협력사 단가 쥐어짜기 관련 기사는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우선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주요 소재·부품 1차 협력사 대부분은 지난해 겨우 적자를 면하는 수준에 그쳤다’는 전자신문 기사 내용을 문제 삼았다. 삼성전자는 자체적으로 선별한 22개 협력사의 3년간 매출과 영업이익을 반박 근거로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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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지난 3년간 22개 협력사의 평균 매출은 2011년 2086억원, 2012년 3845억원, 2013년 5034억원으로 꾸준한 증가세라고 주장했다. 평균 영업이익률은 2012년 7%, 2013년 5.8%로 전자부품·통신장비 중소기업 평균 이익률 3.95%보다 높은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정보기술(IT) 담당 애널리스트뿐 아니라 대다수 업계 관계자는 통계 표본 선정과 분석 방법이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삼성전자가 제시한 22개 협력사는 전자신문 기사에 거론된 멜파스·인터플렉스·대덕전자·인탑스 등을 제외하면 대부분 매출 규모가 작고, 이익률이 좋은 회사들만 포함됐다.

특히 지난해 삼성전자 협력사 평균 영업이익률을 끌어올린 업체는 이노칩이다. 이노칩은 지난해 22.3%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이 회사는 삼성전자뿐 아니라 대부분의 스마트폰 업체와 거래하는 강소기업이다. 삼성전자 거래 비중이 30~40% 수준에 불과하다. 최근 중국 스마트폰 시장 성장 수혜 덕분에 이익률을 유지하고 있다.

증권가 한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가 지난해 매출이 1000억원도 안 되는 이노칩을 통계에 집어 넣어 협력사 평균 영업이익률을 부풀렸다”며 “이노칩 조차도 여러 고객사 중 삼성전자로부터 거둬들이는 수익률은 가장 낮은 편”이라고 말했다.

이노칩뿐 아니라 나노스·옵트론텍·아모텍·와이솔 등은 일본 업체와 경쟁하는 품목을 만드는 회사다. 국내 기업 가운데는 사실상 독점적 지위라는 뜻이다. 또 거래처 다변화가 잘 돼 있어 다른 협력사보다 삼성전자 매출 비중이 낮은 편이다. 즉 삼성전자가 다른 협력사처럼 단가 인하 압박을 높이는 데 한계가 있다는 얘기다.

게다가 삼성전자 무선사업부가 연간 구매하는 금액이 많지 않고, 스마트폰 제조 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낮다. 그러나 이 회사들도 최근에는 삼성전자 단가 인하 압력으로 영업이익률이 낮아지는 추세다.

반면에 삼성전자가 연간 수십조원씩 구매하는 케이스·터치스크린패널(TSP) 등 핵심 부품을 만드는 협력사는 수익률이 낮은 편이다. 최근 삼성전자가 베트남 공장에서 직접 생산하거나 중국 협력사를 끌어들여 단가 인하 압력을 높인 영역이기도 하다.

또 베트남 공장에서 소재부품을 직접 생산하는 것과 관련 ‘협력사가 직접 개발하기 어려운 기술과 보안 유지가 중요한 디자인 관련 부품 등 일부로 제한돼 있다’고 주장했다.

삼성전자가 직접 생산하는 제품은 케이스·카메라모듈·렌즈·터치스크린패널(TSP)·지문인식 모듈 등이다. 하지만 관련 소재부품은 이미 국내 협력사들이 오래 전부터 생산해온 품목이다.

삼성전자 협력사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자체 생산하는 소재부품은 협력사들이 개발하기 어려운 기술 영역이 아니다”며 “케이스 등 일부 품목은 오히려 협력사가 만든 제품이 더 우수한 사례도 많다”고 말했다.

케이스·카메라모듈·TSP 등 핵심 부품은 수조원대 시장 규모를 형성하고 있다. 협력사들은 삼성전자가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만들기 쉽고 물량이 많은 부품을 직접 생산하고, 물량이 적고 까다로운 제품은 협력사에 맡긴다고 주장한다. 렌즈·지문인식 모듈은 원가 구조를 파악해 협력사 단가 인하 압력을 위한 지렛대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삼성전자는 ‘국내 협력사의 단가 인하를 압박하는 수단으로 중국 업체들을 협력사로 끌어들인다’는 전자신문 기사 내용도 부인했다. 2000년대 중반부터 기술력 있는 중국 업체를 1차 협력사로 거래해왔고, 이는 장기적인 경쟁력 확보 차원이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중국 협력사를 등록시킨 후 TSP·카메라모듈 렌즈 등은 올해 들어서도 매달 공급 가격이 급락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업계 한 전문가는 “삼성전자가 단기 성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중국 협력사를 끌어들인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면서 “국내 협력사를 죽여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무선사업부 협력사 평균 이익률로 제시한 5.8%는 나머지 사업부를 포함한 전사 협력사 평균 이익률과도 비슷한 수준”이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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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취재팀 jeb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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