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기업이 2000년대 중반 이후 공격적 중국 투자에 나서면서 투자액 면에서 한국 기업과의 격차를 점점 벌리고 있다.
13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2004∼2013년 10년간 일본의 대중 직접투자액은 529억달러로 한국(361억5000만달러)의 약 1.5배에 달한다. 지난 2004년만해도 한국(62억5000만달러)이 일본(54억5000만달러)에 비해 8억달러 많았지만 이듬해 역전되고 나서 줄곧 일본이 우위를 점했다.
특히 2011년부터 3년 동안 두 나라의 대중 투자액 변화는 주목할 만하다. 2011년을 기점으로 일본이 공세적으로 대중 투자에 나서면서 금액 차가 크게 확대된 것이다.
이 기간 일본의 연평균 투자액은 69억1000만달러로 한국(28억4000만달러)의 2.4배였다. 3년간 총 투자액도 207억4000만 달러로 한국(85억4000만 달러)보다 많다.
양국의 대중 투자는 질적으로도 차이가 난다. 한국 기업의 업종별 투자액을 보면 유통·서비스업 비중이 10.8%에 불과한 반면에 일본은 26%로 상대적으로 높았다. 우리가 중국을 생산기지로 보는 시각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사이 일본은 엄청난 성장이 예상되는 현지 소비시장을 겨냥해 시장공략형 투자를 진행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 추세가 유지될 경우 현지 소비재시장 점유율 싸움에서 일본에 밀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무역협회 관계자는 “중국 외국인직접투자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2004년 10.3%에서 작년에는 2.6%로 크게 낮아졌다”며 “중국 소비시장이 급성장하는 상황을 고려해 대중 투자 전략을 재점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