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국면 접어들어
삼성과 애플의 2차 특허 소송전에 구글이 본격적인 지원사격에 나섰다. 1차 특허 소송과 달리 특허 공방의 핵심이 운용체계(OS) 등 소프트웨어에 집중되면서 애플과 구글의 싸움으로 확대되는 양상이 굳어지고 있다.
12일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에 따르면 히로시 록하이머 구글 안드로이드 총괄 부사장은 삼성 측 증인으로 나서 삼성이 애플의 특허를 침해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삼성전자의 증인단에 포함된 7명의 구글 관계자 중 처음으로 증언대에 섰다.
구글에서 안드로이드 엔지니어링을 총괄하는 록하이머는 “구글은 애플이 2007년 아이폰을 처음 선보이기 전부터 애플이 지금 문제삼은 소프트웨어 기술을 개발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록하이머는 또 안드로이드팀이 아이폰의 특징을 베꼈냐는 삼성 측 변호인의 질문에 “내가 알기론 그렇지 않다”며 “우리는 누구에게나 개방돼 있고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정체성과 아이디어를 갖고자 했다”고 강조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번 특허 소송이 구글의 참여로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고 지적했다. 애플은 그동안 삼성전자와 대만의 HTC 등 안드로이드를 기반으로 스마트폰을 만든 제조사만 타깃으로 소송을 걸었을 뿐 안드로이드를 만든 구글에 대해서는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다.
스티브 잡스 애플 창업자도 사망하기 1년 전 2010년 10월 직원들에게 쓴 이메일에서 “애플이 혁신가의 딜레마에 직면했다”며 “구글 안드로이드 진영과 성전을 해야한다”고 말한 바 있다.
혁신가의 딜레마란 시장을 주도하는 기업이 성공적인 제품과 경영전략에 오랫동안 매달리다가 후발주자의 도전에 취약해지는 것을 의미한다.
애플은 이번 소송에서 삼성전자에 22억달러(약 2조2792억원)의 손해배상을 요구했다. 자사 특허 기술이 반영된 삼성전자 스마트폰으로 잃은 수익 10억7000만달러와 특허 로열티 11억2000만달러 등이 포함됐다. 삼성전자는 애플에 694만 달러 배상을 요구했다.
정미나기자 min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