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갤럭시S5 `찻잔속 태풍` 왜?…프리미엄 시장 침체에 혁신 적어

삼성전자의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S5’의 초반 판매가 저조하면서 ‘갤럭시S=대박’이라는 공식이 깨질 조짐이다.

전문가들은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 성장세 둔화 △하드웨어 기술 수준의 상향 평준화 △국내 조기 출시로 마케팅 역량 분산 △이동통신사 영업정지 등 복합적인 이유가 작용한 것으로 분석한다.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 혁신 아이템의 부재로 대화면 아이폰6 대기 수요가 커진 측면도 무시할 수 없다는 평가다.

시장에서는 지난해부터 프리미엄 스마트폰 판매 비중이 줄어들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트지애널리스트(SA)에 따르면 전체 스마트폰 시장 중 프리미엄폰 비중은 지난해 34.9%로 2012년 41.7%에 비해 이미 줄었다. 올해는 30.6%로 비중이 더욱 축소될 전망이다. 올해 전체 판매대수도 3억2000만~3억3000만대 수준에서 정체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하드웨어 스펙의 상향평준화와 맞물렸다. 갤럭시S5는 1600만화소 카메라, 방수·방진, 지문인식 기능을 새로 선보였지만 카메라 화소수를 높인 것 말고는 이미 다른 업체에서도 한번씩 선보인 기능들이다.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클럭속도를 높였지만 여전히 32비트(bit) 명령체계를 지원해 64비트를 지원하는 애플에 비해 뒤떨어진 기술이라는 인상을 준다.

이동통신 3사와 삼성전자가 각각 마케팅을 벌이면서 주목도도 떨어졌다. 순차 영업정지 때문에 KT와 LG유플러스는 거의 마케팅을 하지 않았다.

갤럭시S 시리즈는 애플 ‘아이폰’ 같은 마니아층이 없어 매번 혁신적인 기술을 선보여야 하는 부담이 있다. 특히 동일한 구글 운용체계(OS)를 쓰는 경쟁 제품과 확실한 차별을 두지 않으면 돋보이기 힘들다.

삼성전자 역시 지난해부터 다모델 전략과 갤럭시기어, 기어핏 등 주변 액세서리 강화 전략을 구사하면서 프리미엄 스마트폰 의존도를 줄여가고 있다.

초반 출시 효과는 약하지만 전반적인 판매량은 갤럭시S4와 비슷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서원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1분기 전 세계적으로 셀인(Sell in:삼성전자가 유통망에 공급한 물량) 기준 100만대가량 판매됐고 2분기에는 갤럭시S4 2000만대보다 적은 1800만대 수준으로 줄어들겠지만 전체적으로 유사한 물량을 공급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3월 27일~4월 2일 갤럭시S5·갤럭시노트3 판매(개통 기준) 추이>

3월 27일~4월 2일 갤럭시S5·갤럭시노트3 판매(개통 기준) 추이

<갤럭시 시리즈 출시 초반 성적표 추이 자료:삼성전자, 이통 3사>

갤럭시 시리즈 출시 초반 성적표 추이 자료:삼성전자, 이통 3사

오은지기자 onz@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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