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N엔터 일본 웹툰 시장 출사표…네이버와 정면 승부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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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업체 NHN엔터테인먼트가 일본 웹툰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네이버가 올해는 해외 웹툰 시장 개척 원년으로 선언한 가운데 한 지붕 아래 살던 두 회사의 정면 승부가 불가피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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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업계에 따르면 NHN엔터테인먼트(대표 정우진)는 일본 자회사 NHN플레이아트(대표 가토 마사키와·이나즈미 켄)를 거쳐 일본 웹툰 서비스를 시작한다.

NHN플레이아트가 운영 중인 만화 사이트 ‘코미코’에 상반기 내에 일본어로 번역한 웹툰 5~6편을 선보일 예정이다. 코미코는 지난해 10월 오픈한 온라인 사이트 및 모바일 앱이다. 코미코는 서비스 100일 만에 100만 다운로드를 기록할 만큼 성장세가 가파르다. 현재 일본 만화를 중심으로 80개 작품을 내놓은 한국 웹툰으로 콘텐츠를 넓힌다. NHN엔터 측은 “플레이아트가 현재 일본 만화만을 서비스 중이지만 한국 웹툰이 일본 내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어 조만간 일본어 번역 후 시범적으로 서비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NHN엔터가 일본 만화시장에 뛰어든 이유는 일본 전자만화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출판 만화시장이 뜨거웠던 일본은 스마트폰 보급이 늦어져 전자만화시장 성장이 지연됐으나 기존에 풍부한 출판 콘텐츠를 중심으로 높은 성장세”라고 말했다.

KT경제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 전자책 시장규모는 930억엔(약 9500억원)인데, 이 가운데 전자만화가 772억엔(약 7900억원)을 차지했다. 전자책 시장 84%가 만화인 셈이다. 전년도 전자만화 시장 598억엔과 비교해도 30%가량 성장했다.

일본 내 경쟁도 치열해졌다. 지난 3월에는 일본 최대 만화서비스 업체 가도카와가 일본어, 영어, 중국어를 지원하는 사이트 ‘코믹 워커’를 열었다. ‘건담 디 오리진’과 ‘에반게리온’같은 대작을 포함한 총 220편을 서비스한다.

작년 상반기만 해도 한 식구였던 네이버도 ‘라인’을 통해 만화를 서비스 중이다. 라인이 일본 만화를 서비스하면서 국내 웹툰 40여개를 번역해 서비스한다. 두 회사가 각자의 길을 걸은 지 1년이 채 안 돼 한 웹툰 시장에서 맞붙었다. 특히 NHN플레이아트는 다음 웹툰을 가져다가 일본에서 서비스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어서 네이버와의 미묘한 갈등까지 예상된다.

국내 웹툰 작가로서는 다양한 유통채널이 확보돼 작품 연재 기회가 더 늘어날 전망이다. 한 웹툰 작가는 “웹툰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국내 유료화 모델이 늘고 해외에서도 다양한 플랫폼이 만들어지는 것은 긍정적”이라며 “보다 많은 국내 웹툰이 해외 진출을 통해 새로운 길을 모색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