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활용 폐기물 거래시장은 많이 가려져 있었습니다. 특정 지역 특정 사업자 사이에서만 거래가 되었고 시장을 대표할 만한 가격도 형성되지 않았습니다. 순환자원거래소는 폐기물 관련 모든 정보를 공개하면서 처리물량은 물론이고 가격까지 투명화해 시장을 양성화 할 것입니다.”
임채환 한국환경공단 자원순환본부장은 올해 폐기물 관리 정책 핵심 화두로 ‘정보 공유’를 꼽았다. 폐기물 관리에 정부 3.0 개념을 도입, 배출자·처리자와 정보를 공유해 폐기물 재활용을 늘린다는 그림이다.
그 일선에는 순환자원거래소가 있다. 올해부터는 전자제품 생산자책임재활용 품목이 확대되고 무상방문수거도 전국으로 확대되는 등 폐자원 회수와 재활용 정책이 선진국 수준으로 크게 강화되면서 전자 업계가 최근 주목하고 있는 시장이기도 하다. 임 본부장은 순환자원거래소 운영을 총 지휘하며 폐기물의 재화 전환을 이끄는 인물이다.
임 본부장은 올해 순환자원거래소의 폐기물 거래비중 확대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수치적 성과는 좋았지만 거래 대다수가 중고 물품거래로 폐기물 감소와 처리 투명화라는 본연의 임무에는 약했다는 지적을 받았기 때문이다.
임 본부장은 “지난해는 순환자원거래소의 거래량을 확대하기 위해 사업장은 물론이고 일반인들에게도 그 존재를 알리는 것이 필요했다”며 “올해는 국가적 폐기물 배출량 감소와 재활용 확대 임무에 보다 충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첫 번째 물꼬는 폐기물 배출자와 처리자의 거래소 참여 확대다. 폐기물 배출과 처리정보를 무상으로 제공하고 오픈마켓을 통해 필요한 경우 사업자가 제품을 자체 홍보하는 것도 가능하다. 거래소를 중심으로 국내 폐기물 관련 모든 정보가 모이면서 사업자들도 자연스레 모이고 있다. 지금은 전국 처리사업자의 70%가 거래소에서 활동하고 있다.
임 본부장은 특히 지리정보시스템을 이용한 폐기물 위치정보 서비스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전국 폐기물 위치와 보유 현황을 웹으로 확인할 수 있게 되면서 수요자의 폐자원 수급여건이 획기적으로 개선됐기 때문이다. 그는 “소규모 폐기물은 판매비보다 유통비가 많아 버려지기 일쑤였다”며 “하지만 소규모 폐기물의 위치가 공유되면 필요한 폐자원을 수집하는 최적경로를 그릴 수 있어 운송비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임 본부장은 아직 거래소에서 활동하지 않는 사업자도 향후 시장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했다. 거래선과 거래가격을 오픈하지 않고 꽁꽁 싸매고 있는 것보단 정보를 공개하고 상호 공유해 재활용 폐기물 거래량을 더 확대하는 게 이득이라는 설명이다.
임 본부장은 “사업장 폐기물 목표관리제와 자동차 재사용부품 시범 사업 등 폐기물 유통 활성화를 거래소 핵심 사업으로 수행할 것”이라며 “자원과 에너지가 선순환하는 자원 순환 사회에 한 걸음 더 가까이 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