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만대장경 보존의 비밀, 반도체 미세 공정에서도 역할 (?)

800년 세월 동안 뒤틀림 없이 보존된 팔만대장경의 지혜가 반도체 미세공정 한계를 해결하기 위한 소재 기술 속에 그대로 녹아들고 있어 새삼 화제가 되고 있다. 최근 반도체 업계의 주목을 받는 것은 바로 ‘망간’의 비밀이다. 팔만대장경 경판 귀퉁이의 못에 들어 있는 망간이 반도체 금속 배선 공정에서 큰 역할을 하고 있는 것.

금속 배선 공정은 반도체 소자 간 신호를 이어주기 위한 일종의 길을 내는 작업이라고 할 수 있다. 반도체 집적도가 높아지면서 인기를 끈 것이 구리 배선이다. 최근에는 전도성이 뛰어난 고순도 구리가 주로 배선에 사용됐는데 20나노대의 미세선폭에서는 그 한계가 드러나고 있다. 구리는 배선의 단선 불량을 일으키는 주원인인 일렉트로 마이그레이션 현상이 자주 나타나기 때문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근래 들어 구리에 망간을 섞는 방식이 대두됐다. 0.5% 정도 소량의 망간을 사용하면 구리원자가 전자와 충돌해 전자가 흘러가는 방향으로 확산되는 일렉트로 마이그레이션 현상을 줄여줄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소량의 망간이 구리를 튼튼하게 해주는 일을 하게 되는 것이다.

팔만대장경에서도 망간이 구리 장식을 고정시키기 위한 못에 소량 함유되어 시간이 오래 지나도 뒤틀리지 않도록 해줬다.

구리망간 타깃 업체인 하니웰의 관계자는 “가격이 저렴하고 전도성이 좋은 구리 배선 인기가 높아지고 있지만 미세화 한계에 직면한 상태”라며 “구리망간 타깃이 그 대안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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