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트래픽 과부하와 수익 악화 해결이 관건

롱텀에벌루션(LTE)에서도 데이터와 음성을 제한 없이 사용하는 사실상의 무제한 요금제 시대가 열렸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일정한 금액을 부담하면 추가 요금에 대한 걱정 없이 자유롭게 통화하고 데이터를 쓸 수 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무제한 요금제 가입자가 증가함에 따라 통신사가 폭증하는 트래픽을 감당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또 통신 3사가 모두 무제한 요금제를 선보이면서 차별화 포인트가 사라져 보조금 경쟁이 지속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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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래픽 과부하 문제없나=무제한 요금제 가입자 증가에 비해 트래픽은 훨씬 빠른 속도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정액 요금제 사용자는 기본 제공량에 맞춰 데이터를 사용했지만, 무제한 요금제가 되면 데이터 소비 패턴이 달라질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기존에는 저화질로 동영상을 시청했다면, 무제한 요금제에서는 HD급의 최고 화질을 선택하는 것이 당연하기 때문이다.

트래픽 과부하를 우려해 LTE 무제한 요금제를 출시한 LG유플러스, KT, SK텔레콤은 안전장치를 마련했다. LG유플러스는 데이터 사용량이 일 2GB를 초과하면 최대 3Mbps 이하로 속도를 제한한다. 다른 기기와 데이터를 공유하는 데이터셰어링을 제한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SK텔레콤은 요금제에 따라 8~16GB의 기본 제공량을 주고 이를 소진할 경우 일 2GB 초과시 망 상황에 따라 유동적으로 속도를 제한한다. KT 역시 2GB 초과시 속도를 제한한다.

◇네트워크 기술과 주파수 확보가 관건=트래픽 상황에 따라 속도를 제어하겠다는 것을 약관에 포함시키면서 당장 트래픽 대란으로 인한 블랙아웃 등이 발생할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무제한 가입자가 증가하면 속도 저하는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통신 3사의 당면과제는 네트워크 기술 진화와 추가 주파수 확보가 됐다. 보유한 주파수 대역별 상황에 따라 트래픽을 효율적으로 분산하고, 과부하를 사전에 막을 수 있는 관리 기술 등이 핵심이다. 각 사마다 보유한 주파수 대역에 촘촘한 네트워크를 갖추기 위한 투자도 활발할 것으로 기대된다.

추가 주파수 확보도 관건이다. LG유플러스는 가입자 수가 가장 적은 반면, 확보한 주파수 대역은 가장 많아 유리하다. 하지만 SK텔레콤은 가입자 수 대비 주파수 대역이 적어 추가 주파수 확보가 시급한 상황이다. 내년에 최소 20㎒에서 최대 40㎒까지 할당할 주파수와 700㎒ 대역을 차지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통신사 수익성 악화 우려=LG유플러스는 LTE 무제한 요금제를 요금 경쟁을 위한 회심의 카드로 준비했다. LG유플러스는 무제한 요금제 출시에 따른 매출 손실을 연간 1500억원 정도로 예상했지만, 보조금을 줄이면 영업이익에 변화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SK텔레콤이 곧바로 비슷한 상품을 출시했고, KT도 출시하면서 결국 3사 모두 비슷한 상품을 갖추게 됐다. 차별화된 요금제로 보조금 경쟁을 피하려던 계획도 무산됐다. 이로 인해 향후에도 차별화 수단이 사라진 통신사들이 다시 보조금 경쟁을 벌일 가능성이 존재한다. 더욱 경쟁적인 요금 경쟁이 벌어질 가능성도 있다.

이렇게 되면 통신사 수익은 현재보다 악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이날 주식시장에서는 수익 악화를 우려해 통신 3사의 주가가 일제히 하락했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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