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O 대체 소재까지...중국 업체들, 터치스크린패널 시장서 무섭게 치고 올라와

세계 PC 1위 업체 레노버가 중국 소재부품 업체 오필름과 손잡고 메탈메시 등 신소재 상용화에 나선다. 인듐주석산화물(ITO) 필름 가격이 떨어지면서 최근 대체 소재 개발에 소극적인 한국·대만과 대조적이다. 세계 TSP 시장 주도권을 놓고 경쟁하던 한국·대만 업체들은 중국의 부상에 바짝 긴장하는 분위기다.

2일 업계에 따르면 레노버는 오는 2015년까지 모든 노트북PC에 TSP를 장착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오필름·트룰리 등 현지 소재부품 업체와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오필름은 메탈메시 TSP 생산라인에 공격적으로 투자해 시장 주도권을 틀어쥔다는 야심이다. 오필름은 중국 세트업체뿐 아니라 삼성전자 등 국내 업체와도 거래를 시작했다. 아직은 ITO 필름을 적용한 GFF TSP를 주로 납품하고 있지만, 앞으로 메탈메시 TSP도 공급하기로 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ITO 대체 소재 기술 주도권은 한국·대만에 있었다. 스마트폰·태블릿PC 제조업체들이 일본 닛토덴코가 독점하는 ITO 필름을 바꿀 수 있는 소재 발굴에 적극적이었기 때문이다. 많은 소재부품 업체가 메탈메시·은나노와이어·탄소나노튜브(CNT)·전도성 폴리머 등 ITO 필름 대체 소재 개발에 적극 나섰다.

그러나 닛토덴코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ITO 필름 생산능력을 키우고, 가격을 내리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지난해 상반기 1㎡당 30달러 후반대였던 ITO 필름 가격은 현재 20달러 중후반대까지 낮아졌다. 국내 세트업체들이 위험을 무릅쓰면서 메탈메시·은나노와이어 등 ITO 대체 소재를 적용할 이유가 없어졌다.

업계 관계자는 “개발자 입장에서는 불안정한 신소재보다 안정적인 ITO 소재를 선호할 수밖에 없다”며 “최근 국내에서는 ITO 대체 소재 개발 이슈가 쏙 들어갔다”고 말했다.

중국 소재부품 업체는 상황이 다르다. 중국 TSP 업체들은 한국·대만 기업에 비해 구매력이 약하다. 이에 따라 상대적으로 비싼 가격에 ITO 필름을 사야한다. 중국 TSP 업체들이 ITO 대체 소재 발굴에 적극적인 이유다.

중국 세트업체가 ITO 대체 소재 발굴에 적극적인 것도 시장 성장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레노버 외에도 중국 태블릿PC 업체들이 메탈메시·은나노와이어 소재 적용에 적극적이다. 교육용 기기 시장이 커지면 TSP 가격 경쟁력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도 자국 TSP 산업 발전에 팔을 걷어붙였다. TSP 산업을 7대 성장동력으로 삼고, 관련 업체에 세제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TSP 업계 한 전문가는 “최근 우리나라뿐 아니라 일본·대만 기술자들이 중국 TSP 업체로 대거 영입돼 기술과 노하우를 전수하고 있다”며 “‘메이드 바이 차이나’ TSP가 세계 시장을 장악할 날이 머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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