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발전5사, 친환경 석탄화력 기술개발 경쟁 `후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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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남동발전·한국중부발전·한국서부발전·한국남부발전·한국동서발전 등 발전 5사는 서로 뒤질세라 친환경 석탄화력발전 기술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가장 먼저 상용화를 앞둔 것은 서부발전이 태안화력에 건설 중인 석탄가스화복합발전(IGCC)이다. 석탄을 가스처럼 만드는 기술로 연소 때 가스가 석탄에 비해 이산화탄소 발생량이 적다는 점에 착안했다. 김동섭 서부발전 전무는 “석탄에 높은 열과 압력을 가해 일산화탄소(CO), 수소(H₂)가 주성분인 가스를 제조하는 방식”이라며 “석탄을 단순히 곱게 갈아서 태우는 기존 발전 방식에 비해 효율은 2%P 높다”고 설명했다.

그만큼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적다. 황과 질소산화물, 먼지 제거효율도 20%가량 우수하다는 평가다.

남부발전이 삼척그린파워에 연산 50만톤 규모로 추진 중인 합성천연가스(SNG) 발전소도 석탄을 고온과 고압을 이용해 가스처럼 만든다는 개념은 IGCC와 동일하다. 차이점은 메탄 합성공정을 통해 LNG와 성분이 유사하다는 것이다. 발열량도 ㎥당 9300㎉로, 1만㎉ 안팎인 LNG와 큰 차이가 없어 발전용은 물론이고 도시가스로도 활용할 수 있다.

수분을 30%나 머금고 있는 저급탄을 재가공해 고열량탄으로 업그레이드하는 방안도 개발 중이다. 저급탄에서 수분을 증발시킨 후 기름을 채워 넣는 게 핵심 기술이다. 일본에서는 석유를 이용한 UBC(Upgrading Brown Coal) 기술을 개발했지만 증발된 수분이 다시 흡착되는 문제로 상용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중부발전과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은 석유대신 사탕수수를 비롯한 바이오 연료에 저급탄을 담그는 방식으로 해결했다. 사탕수수에서 뽑은 기름에 저급탄을 넣고 섭씨 250도로 가열하면 틈새에 있는 물은 증발하고 기름만 남는다. 상온에서 식히면 마치 설탕처럼 굳어 다시 수분이 침투하지 못하게 된다.

에기연은 중부발전과 함께 4월 중 하반기 정부 국책과제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친환경 석탄화력발전 기술 개발이 다양하게 시도되지만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를 그대로 모아 저장하는 게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바로 CCS다.

국제에너지기구(IEA)도 CCS기술로 205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17%까지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 일본 등 주요 선진국 중심으로 개발이 한창이다. 에기평에서도 신규 설비와 설비개선, 저급탄 업그레이드로 줄인 전체 이산화탄소 양이 CCS 설비로 포집한 것과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굳이 발전소 효율을 높이거나 석탄을 재가공할 필요 없이 기존 발전소에도 적용 가능한 게 장점이다.

국내에서는 중부발전과 남부발전이 기술개발을 끝내고 실증설비를 갖췄다. 중부발전은 습식 흡수제를 이용한 방식으로 지난해 5월부터 보령화력발전소에 10㎿급 설비를 가동 중이다. 전력연구원이 개발한 흡수제(KoSol)가 적용됐다. 포집효율이 90%로 세계 최고 수준이며 기존 상용 흡수제인 MEA에 비해 내구성이 50% 이상 높다.

남부발전은 하동화력발전소에 10㎿급 건식 이산화탄소 포집 및 저장(CCS) 시스템 설치를 끝내고 4월 중 준공식을 가질 예정이다. 2015년에는 삼척그린파워에 세계 최대 규모인 300㎿급 CCS 시스템을 설치할 계획이다. 연간 포집량만 210만톤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원장묵 에기평 본부장은 “기술적 이산화탄소 감축량과 장기 이산화탄소 감축 기여도 모두 CCS가 가장 높을 것”이라며 “장기 R&D 투자 우선순위도 CCS가 1위”라고 말했다.

유창선기자 yuda@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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