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리기술전문기업 확산 기반 다져…중견기업군 확대는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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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의 근간인 뿌리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도입된 ‘뿌리기술 전문기업’이 올 1분기에만 10개사가 새로 지정되며 안착하는 모양새다. 중견기업 참여도가 미미한 점 등을 개선해 국내 뿌리산업 기반 확산과 인지도 개선에 힘을 실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31일 국가뿌리산업진흥센터에 따르면 뿌리기술 전문기업은 지난해 말 29개사에서 이날 현재 39개사로 늘었다. 현재 3개사를 대상으로 추가 지정 심사가 진행 중이다.

뿌리기술 전문기업은 뿌리산업에서 글로벌 강소기업을 육성하기 위해 핵심 기술을 보유하고 일정 요건을 충족하는 곳을 지정하는 제도다. 지정 기업에는 산업통상자원부·중소기업청이 지원하는 연구개발(R&D)·첨단화·경영안전자금 사업 등에서 우대 혜택이 주어진다.

지난 2012년 12월 시행된 후 1년 여간 29개사가 지정됐지만 올 들어 석달 만에 10개사가 추가되며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지정 기업의 업종도 뿌리산업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주조를 제외하면 비교적 고르게 분포됐다. 현재 지정된 총 39개사를 뿌리산업 6개 분야로 나누면 △주조 12개사 △금형 5개사 △소성가공 7개사 △용접 6개사 △열처리 4개사 △표면처리 5개사다.

제도 시행 3년차에 접어들면서 과제도 드러났다. 자가 진단과 현장 평가로 이뤄지는 지정 심사 탈락률이 높은 것은 제도 홍보 강화로 개선해야 할 점이다. 현재까지 진행된 지정 심사 결과 총 105개 신청 기업 중 39개사만 통과해 탈락률이 60%에 이른다.

글로벌 강소기업 육성이라는 제도 취지를 살리기 위해 지정 요건이 낮지 않지만 정부 지원을 받기 위해 다양한 수준의 뿌리기업이 신청했기 때문으로 해석됐다. 국가뿌리산업진흥센터 관계자는 “제도 운영 초기에는 정확한 요건을 확인하지 않고 우선 지원을 받기 위해 신청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원인을 설명했다. 제도 내용이 더 많이 알려지면 점차 핵심 뿌리기술을 보유한 기업 위주로 심사 절차를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중견기업 참여도가 낮은 것은 중장기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이다. 현재 지정된 뿌리기술 전문기업 39개사 중 중견기업은 건화, 핸즈코퍼레이션 두 곳뿐이다. 뿌리기술 전문기업에 대한 중견기업의 관심이 낮은데다 우리나라 뿌리기업 가운데 중견기업 자체가 많지 않은 탓이다. 지난 2011년 통계자료에 따르면 2만5000여개 뿌리기업 중 중견기업 비중은 0.2%에 불과하다.

‘뿌리기업은 영세하다’는 선입견을 불식시키기 위해서라도 중견기업 참여를 높이고, 기존 중소 뿌리기업을 중견기업으로 도약시키는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전문기업 제도 측면에서는 지정 요건과 지원 내용을 이원화하는 방법 등으로 중견기업 참여를 넓혀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뿌리산업 종사자임에도 소규모, 노후화된 이미지 때문에 ‘뿌리기업’으로 불리는 것을 싫어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기술 고도화, 규모의 경제를 구현하는 다양한 성공 사례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료:국가뿌리산업진흥센터(3월 말 현재)>

※자료:국가뿌리산업진흥센터(3월 말 현재)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