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전세계 IT특허를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되고 있다.
24일 로이터 등 주요 외신은 중국 레노버가 최근 1억달러를 주고 미국 특허관리전문업체인 언와이어드 플래닛(옛 오픈웨이브)로부터 특허기술을 패키지 구매했다고 밝혔다.
레노버가 이번에 매입한 특허는 총 21건. 대부분 3G나 LTE 등 이동통신 관련 기술이다. 모바일 기기의 표준 및 응용기술 관련 특허도 포함돼 있다. 모두 현금 결제된 이번 거래는 향후 한 달내 모든 계약이 완료된다.
제이 클레멘스 레노버측 법률고문은 “(이번 투자는) 레노버의 강력한 지적재산(IP)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기 위한 것”이라며 “이를 통해 스마트폰과 모바일 PC 시장에서 새로운 입지를 구축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레노버는 최근 자사의 첫번째 LTE 스마트폰인 ‘바이브Z’를 시장에 내놓는 등 주력 제품군의 외연을 기존 PC에서 스마트기기 분야로 넓히고 있다. 레노버는 S930를 비롯해 S650, A859 등 3종의 스마트폰도 한꺼번에 출시했다.
레노버의 통신 특허 매입 욕심은 연초 구글에게 29억1000만달러(약 3조1195억원)을 주고 단행한 모토로라 무선사업부의 인수에서도 잘 나타난다.
이번 인수로 레노버는 일거에 모토로라의 모바일 특허권을 그대로 보유할 수 있게 된다. 이로써 안드로이드 운용체계에 대한 법적 보호장치를 공고히 할 수 있게 됐다는 게 시장의 평가다.
업계에 따르면 모토로라가 보유하고 있는 특허권은 총 1만7000개로 파악된다. 레노버는 이번 인수를 통해 무선사업부 특허 약 2000개를 새로 갖게 될 전망이다.
외신들은 “앞서 2012년 구글이 모토로라 측으로부터 무선사업부를 인수할 당시 매입 금액이 128억달러였던 것을 고려하면, 이번 매각엔 핵심 특허는 포함돼 있지 않을 개연성이 높긴 하나, 레노버 등 막강한 자금력이 있는 중국 기업들의 ‘특허 빨아들이기’(assault)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화웨이는 IBM으로부터 최근 총 20건의 특허를 매입했다. 마이쉬 일렉트로닉스도 소프트웨어(SW) 기술 분야 특허를 2012년에만 42건 사들였다.
중국이 매입하고 있는 미국 특허 기술 분야의 상위 10개중 ICT 관련 기술이 8개를 차지했다. 가장 많은 것은 디지털 정보 처리 기술(SW 포함) 분야다. 반도체와 유무선 전송 기술, 디스플레이 제어 기술과 LCD 기술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중국, 미국서 매입한 ICT특허 현황 (단위:건) / 자료: 광개토연구소·외신 종합>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