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부터 강화된 국내 자동차 배출가스 허용기준에 초점을 맞춘 정유4사의 프리미엄 윤활유 시장 선점 경쟁이 시작됐다. 정유업계에 따르면 윤활유를 생산·공급하고 있는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정유사4가 강화된 자동차 배출가스 허용기준을 충족하는 제품을 출시하거나 신제품 개발에 나서고 있다.
환경부는 올해부터 자동차 배출가스 허용기준을 유럽 배출기준인 유로6와 동일한 수준으로 강화했다. 대형경유차는 올 1월부터, 승용차도 오는 9월부터 출시되는 신차에 이 기준을 적용한다.
질소산화물(NOx) 배출기준이 두 배 강화되는 등 바뀐 조건에 따라 자동차제작사는 엔진, 후처리장치 등을 업그레이드한 차량을 준비하고 있다. 여기에 맞추기 위해 윤활유 성분 중 배기가스 후처리 장치 촉매에 독이 되는 회분, 인, 황을 조절한 제품이 필요하다. 정유사는 자동차제작사가 강화된 환경기준에 맞춘 차량을 공급하는 것에 뒤따르는 윤활유 시장 재편을 기회로 영업을 확대하거나 수성하기 위해 기존 제품 업그레이드 또는 신제품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이미 유로6 기준을 충족하는 제품을 출시해 내수뿐 아니라 유럽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질소산화물과 미세먼지(PM)를 억제시켜 매연저감장치와 엔진을 보호하는 친환경 성능을 갖춘 제품 ‘지크 XQ LS’ ‘지크 RV LS’ 등을 공급하고 있다. 고급 윤활기유 유베이스의 성능 우위를 활용해 환경 규제에 대응하고 제품 차별화 요소기술을 개발·적용해 규제를 전략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국내에도 유로6 기준 차량 확대 추이에 맞게 제품 공급을 준비하고 있다.
GS칼텍스는 윤활유 신제품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 연료소비와 오염 물질 배출을 동시에 줄이는 방향에 초점을 맞췄다. 배출가스 기준 강화에 따라 새로운 첨가제 개발 등 높은 품질 기술력을 확보하고 이를 적용한 제품을 곧 선보일 계획이다.
지난해 하반기 윤활유 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현대오일뱅크는 출시 때부터 유로6 기준에 충족하기 때문에 신제품 개발에 나서지 않았다. 대신 유로6 도입에 따른 윤활유 시장 재편을 공략의 좋은 기회로 보고 영업망 확대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에쓰오일도 강화된 환경기준을 충족하는 친환경제품 ‘SSU DXO 터보’ ‘드래곤 시리즈’ 등을 중심으로 시장 공략 고삐를 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국내 윤활유 시장은 수백 개 업체가 경쟁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환경기준 강화는 기술력을 갖춘 기업에는 차별화를 꾀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국내 윤활유 시장은 국내외 200여개 이상 업체가 참여하고 있다. 주요 업체는 SK루브리컨츠, GS칼텍스, 에쓰오일토탈윤활유, 현대오일뱅크, 극동유화, 미창석유공업, 동남석유공업, 한국발보린, 장암칼스 등이다.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