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0만대 ATM 위험"…XP 종료 앞두고 美·英 은행 MS에 `SOS`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英·美 은행-MS, 윈도XP 지원 연장 계약 현황

전세계에서 사용 중인 현금자동입출금기(ATM) 10대 중 9.5대가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XP 운용체계(OS)를 채택하고 있는 가운데 4월 XP 종료일 이전 세계 ATM의 OS 전환율은 30%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주요 은행들은 부랴부랴 마이크로소프트와 XP 지원 연장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23일 월스트리트저널은 ‘제2의 Y2K’ 공포가 세계를 뒤덮었다며 NCR 통계를 인용해 세계 ATM의 3분의 1도 안되는 86만7000대 만이 XP 종료 이전에 업그레이드를 마칠 것으로 내다봤다. 유통리서치업체 RBR이 집계한 세계 슈퍼마켓·은행·공항 등의 ATM 대수가 260만대로 추산, 내달 8일 이후 약 170만대 이상의 ATM이 보안 패치없이 해킹 위협에 노출될 것이란 전망이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세계 은행은 마이크로소프트와 XP 지원 연장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영국의 5대 은행 로이드뱅킹그룹, 스코틀랜드 로열뱅크, HSBC 바클레이와 산탄데르가 모두 마이크로소프트와 연장 계약을 맺었거나 협상을 진행 중이다. 이주 영국 바클레이 은행은 마이크로소프트와 종료일 이후 1년간 지원 연장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바클레이 은행 ATM의 대부분이 XP로 운영되고 있으며 2016년 초 까지 전환을 마칠 예정이다. 로이드 은행도 2016년까지 7000여개 ATM을 업그레이드 하기 위한 연장 계약에 동의했다.

영국 금융가는 각 은행의 업그레이드 비용이 약 5000~6000만 파운드(약 888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다.

미국도 심각하다.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에 따르면 ATM 공급업체 KAL은 XP 지원종료 시점까지 미국 ATM의 15%만 윈도7 업그레이드가 이뤄질 것으로 본다. 미국에서 웰스파고, 뱅크오브아메리카, JP모건체이스 등 금융기관이 운영하는 ATM 대수만 42만대다.

JP모건은 지난해 7월 종료 후 지원 1년 연장 계약을 맺었다. 패트리시아 웩슬러 JP모건 대변인은 “총 1만9000대의 ATM 기기 중 3000대 분이 윈도7 업그레이드를 위한 사전 정비를 필요로 한다”고 토로했다. 웰스 파고도 마이크로소프트와 ATM 제조사와 업그레이드 작업에 한창이며 뱅크오브아메리카도 마이크로소프트에 지원 연장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유예기간을 얻은 기기도 있다. 간이 버전인 ‘윈도 임베디드(Windows XP Embedded)’를 쓰고 있는 일부 ATM 이다. 마이크로소프트가 2016년까지 지원한다.

<영국과 미국 주요 은행의 마이크로소프트와 지원 연장 계약 체결 현황 / 자료:외신 종합>

영국과 미국 주요 은행의 마이크로소프트와 지원 연장 계약 체결 현황 / 자료:외신 종합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