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제3기 방통위원장에 대한 우려와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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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과 통신의 융합현상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면서 방송의 자유와 공공성 및 공익성을 보장하고, 방송과 통신의 균형 발전 및 국제 경쟁력을 강화한다.’

출범 7년을 앞둔 방송통신위원회의 설립 목적이다. 3기 방송통신위원회가 다음 주 26일 시작된다. 신임 위원장으로는 최성준 서울고법 판사가 내정됐다.

최 내정자는 특허법원 수석부장판사를 역임하는 등 지식재산권(IP) 분야에 식견을 갖춘 법조인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한편으로 법조인 출신 방통 위원장에 대한 걱정도 적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현 정부 들어 법조인 출신 고위 공무원들이 주요 요직에 진출하는 경향이 짙지만 방송통신위원장이라는 자리와 판사는 선뜻 납득하기 어렵다는 게 방송과 통신계 반응이다.

방통위 설립목적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 조직은 규제라는 무기를 쥔 한편 ‘방송과 통신의 융합현상에 능동적으로 대응해야’ 하는 중요한 임무를 맡고 있다. 고도의 전문성과 통찰력을 갖춰야 한다.

가뜩이나 3기 위원회는 2기에서 마무리하지 못한 숙제가 적지 않다. 혼탁한 휴대폰 보조금 시장의 해법을 아직 찾지 못했고, 방송과 통신이 대립하는 700㎒ 주파수역시 3기로 미뤄졌다.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방송 관련 규제와 법도 3기 위원회에서 ‘끝장’을 봐야 하는 문제들이다.

야당의 공세도 거세다. ‘극단적인 전문성 결여자’ ‘법치만능주의에 의한 방송 장악’ 등의 거친 표현도 나왔다. 3기 방통위의 앞날도 순탄치만 않을 것임을 예고한 셈이다.

‘법과 원칙’이라는 현 정부의 국정기조를 옹호하거나 공박하자는 게 아니다. 방송과 정보통신기술(ICT)에서 중요한 것은 ‘유연한 사고’와 ‘대타협’이다. 우리는 1기와 2기 방통위가 정치 쟁점으로 대립하면서 주요 안건이나 민생처리가 뒷전으로 내몰리는 것을 목격했다.

가뜩이나 최 위원장 내정 배경에 의아심을 갖는 사람이 많다. 그런 최 내정자가 혹시라도 고지식한 법적 잣대만으로 방통위를 바라보지 말라는 얘기다. 방통위는 방통 융합 시대를 선도하기 위해 만든 조직이지, 정치적 대결의 장이 돼서는 안 된다.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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