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슈퍼 주총데이` 116개사 속전속결 안건 의결...CEO들 새 성장동력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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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와 LG전자, 현대차, 포스코 등 주요 상장사가 지난 14일 일제히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 95곳, 코스닥 20곳, 코넥스 1곳 등 총 116개사의 주총이 몰렸다. 이른바 ‘슈퍼 주총 데이’다.

대부분 기업 주총이 30여분만에 마무리되는 등 큰 문제없이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이날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3년 임기의 등기이사에 다시 올랐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도 이날 사내이사로 재선임됐다. 일부 기업은 새로운 경영 비전을 제시하기도 했고, 실적 부진 기업 주총에서는 일부 주주들의 질타도 나왔다.

삼성그룹은 주요 17개 계열사 주총을 이날 모두 열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매출 228조6900억원, 영업이익 36조7800억원을 달성하는 등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비교적 우호적 분위기에서 주총이 진행됐지만 주주 배당금이 적다는 소액주주의 불만도 일부 나왔다.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은 주주들에게 “신경영 정신을 바탕으로 초일류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LG전자 주총은 20여분만에 마무리됐다. 최근 주가 하락으로 일부 논란이 예상됐지만 별 진통없이 차분한 분위기에서 마무리 됐다. 구본준 부회장은 사전 배포자료에서 “지속적 시장선도 제품 출시로 성장과 수익의 동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현대자동차 주총 역시 정몽구 회장을 등기이사로 재선임 하는 안건을 포함해 4개 안건을 속전속결로 처리했다.

포스코는 이날 주총과 이사회를 열어 권오준 사장(기술부문장)을 제8대 회장으로 선임했다.

권 신임 회장은 2017년까지 자산규모(공기업 제외) 기준 재계 6위의 거대 철강그룹을 이끌게 됐다. 권 회장은 “차별화된 기술력을 토대로 철강 경쟁력을 높이고 재무·조직구조를 쇄신해 세계 최고 철강사로 성장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삼성전기와 삼성SDI 등 지난해 실적이 부진했던 회사들은 새로운 사업 비전을 제시하며 주주들을 달랬다. 삼성전기는 사물인터넷으로 새로운 도약을 하겠다고 밝혔다. 삼성SDI는 자동차 배터리와 에너지저장장치(ESS)에서 시장 1위를 달성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하기도 했다.

올해 주총은 비교적 큰 논란 없이 진행되는 분위기다. 우선 과거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가 특정 기업을 타깃으로 주총장에서 이슈를 제기하던 움직임이 없다. 국민연금이 주주권리 강화에 나선다고 밝혔지만, 대주주를 비롯한 우호지분에 밀려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다. 국민연금은 상장사의 지분율이 15% 미만으로 제한돼 있어 대주주 지분율에 비해 크게 모자란다.

다만 글로벌 주총안건 분석회사인 ISS가 오는 21일 예정된 효성 주총에서 조석래 회장의 이사 재선임을 반대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놔 주목된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ISS보고서를 지침으로 삼는 일이 많은 만큼 효성 주총 결과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예년과 마찬가지로 권력기관 출신 사외이사들도 대거 선임됐다. 삼성전기는 전 조달청장인 권태균씨를, 현대모비스는 이태운 전 서울고등법원장과 이병주 전 공정거래위원회 상임위원을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슈퍼 주총데이는 오는 21일 다시 돌아온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오는 21일에만 662여개사의 정기 주총이 예고됐다. 현대중공업과 KT, SK텔레콤, CJ오쇼핑 등의 주총이 예정돼 있다.

주총 일정이 3월 금요일에 집중되는 현상은 올해도 반복되고 있다. 주총이 같은 날 집중되면 두 회사 이상의 주식을 보유한 소액주주들은 주총에 참석하기 어렵게 돼 주주들의 권리를 제약하는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하지만, 기업은 큰 이슈가 없는 조용한 주총을 선호하기 때문에 앞으로도 이같은 흐름이 개선될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이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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