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산 전기차와 국산차 가격 차이가 `두 배`

정부의 보조금 정책 악용한 가격 부풀리기 의혹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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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제주도 전기차 민간 보급에 참여하는 차량가격

외산 전기자동차 업체가 국내 업체에 비해 가격을 높게 책정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부에서는 정부의 후한 보조금 정책을 악용해 차 가격을 부풀렸다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국내 첫 민간 보급을 추진하는 제주도의 ‘상반기 전기자동차 보급사업 공모’자료에 따르면 BMW 전기차 ‘i3’와 닛산 ‘리프’ 제주 판매 가격이 각각 6400만~6900만원, 5000만~5500만원에서 책정됐다. 이는 국내 기아차 ‘레이EV’ 3500만원에 비해 거의 두 배에 달하는 가격대다. 해외 다른 국가와 비교해 최대 20%가량 높은 수치다. 유럽시장에서 i3가격은 3만4950유로(약 5099만원)이며 미국에서도 5500만원 수준에서 판매 중이다. 닛산 역시 북미시장에서 3만6300달러(약 3600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이에 외산업체는 일부 모델 전기차는 첨단 기능을 추가했으며 국내 시장 규모가 작아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입장이다. BMW코리아 측은 “다음달 i3 론칭쇼를 계획 중이어서 행사를 앞두고 어떤 내용도 밝힐 수 없다”며 공식적인 입장을 회피했다. 업계에서는 국내 출시하는 i3에는 일부 첨단 기능이 별도로 장착됐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닛산은 시장 규모에 따라 높은 가격을 책정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닛산코리아 관계자는 “미국에서만 매년 수만대를 판매하기 때문에 초기 시장인 국내와 같은 가격 수준으로 판매할 수 없다”며 “시장이 초기인 만큼 물량 수급 등을 고려해 5000만원에서 5500만원 사이에서 최종 가격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이를 감안해도 가격이 지나치게 높아 보조금 정책을 의식한 가격정책이 아니냐는 의혹이다. 환경부 구매 보조금(1500만원)과 지방자치단체 보조금(800만원)을 합쳐 차량당 2300만원이 지원된다. 미국과 유럽·일본 등과 비교해도 최대 지원 규모다. 실제 국내 전기차 보조금 규모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프랑스와 일본은 전기차 구매시 1100만원 정도 보조금을 지원하고 미국은 탄소세 등 세금(최대 1000만원) 혜택을 지원한다.

오는 15일부터 도민 대상으로 전기차 민간보급을 위해 기아차·한국지엠·르노삼성·BMW코리아·닛산 등이 최근 제주도청에 제공한 가격 정보에 따르면 한국지엠 ‘스파크EV’는 3990만원에, 르노삼성 SM3 Z.E.는 4225만원에 판매되며 기아차 ‘쏘울EV’과 ‘레이EV’ 판매가격은 각각 4100만~4200만원이다. 제주는 이들이 제출한 가격을 토대로 226대의 전기차를 도민에게 보급한다.

<제주도 전기차 민간 보급에 참여하는 차량 가격(자료 : 제주도청)>

제주도 전기차 민간 보급에 참여하는 차량 가격(자료 : 제주도청)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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