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2년간 200여억원 빠져나간 `카드 위·변조 대책` 실효성 의문

대책안에는 ‘제2의 보안 뇌관’으로 지목된 판매시점관리시스템(POS) 보안 강화 대책이 담겼다. 아울러 감독 사각지대였던 밴(VAN)사의 관리·감독을 금감원이 직접 담당하겠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날 금융위는 사후 브리핑에서 신용카드 결제와 관련된 ‘안전성 강화 대책’을 별도로 내놓았다.

마그네틱(MS) 위주의 결제 단말기를 IC단말기로 조속 전환하겠다는 게 골자다. 올해 12월까지 MS단말기를 IC단말기로 전환하고 교체비용이 부담스런 영세가맹점은 카드사가 별도 기금을 조성해 지원하겠다는 내용이다. 아울러 카드사는 가맹점 신규 계약 체결 시 IC단말기 설치 여부를 확인토록 했다.

하지만 정작 POS를 포함한 캣(직접 결제가 이뤄지는 단말기)단말기 IC 전환 투자비 집행 문제와 POS에 개인정보 수집을 금지하는 내용은 빠졌다. POS시스템이 설치된 전국 36만 가맹점 중 IC카드단말기로 전환한 곳은 2만 곳에 불과하다. 전환율은 불과 5.8%. IC단말기 투자 재원 마련이 관건이지만 해법은 제시하지 못했다.

대신 금융당국은 ‘IC결제 우선 승인제’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MS카드 결제 승인 요청 시 최초 1회는 거절하고 IC카드로 결제하면 승인시간을 단축시켜 소비자 스스로 IC카드 결제를 선호하게 만들겠다는 취지다.

국내 가맹점에 깔린 결제 단말기(POS 포함)는 약 220만대에 달한다. 이 중 IC겸용은 절반 수준인 110만대 수준이다. 나머지 절반 단말기는 아직도 MS결제가 이뤄진다는 말이다. 고객이 IC카드를 보유해도 가맹점 단말기가 MS로 결제되므로 애꿎은 소비자만 카드 결제 시 1회 승인 거절 등 피해를 본다. MS단말기가 절반 이상이어서 IC결제 우선 승인제를 도입하더라도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이해선 금융위 중소서민금융국장은 “가맹점에 IC단말기가 상당부분 보급됐지만 사용률이 떨어져 이를 촉진하기 위해 IC우선 승인제를 도입한 것”이라며 “영세가맹점의 IC단말기 보급은 카드사가 별도 기금을 조성해 지원하는 쪽으로 교통정리가 됐다”고 설명했다.

전체 투자금액에 대해서는 “대형가맹점과 일반가맹점 대상 전환비용 투자주체는 아직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며 “카드사, 밴사와 협의를 하겠다”고 답했다.

밴사의 감독권한 강화는 “주무부처인 미래부와 협의를 완료했다”며 “여신전문금융업법을 개정해 밴 등록제를 시행하고, 금융사에 적용되는 IT안정성 기준을 밴사에도 동일하게 적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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