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부터 27일(현지시각)까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14’가 열렸다. MWC는 전 세계 이동통신사와 휴대폰 제조사 및 장비 업체의 연합기구인 GSMA가 주최하는 세계 최대 규모 이동·정보통신 산업 전시회다. 그런 만큼 스마트기기와 차세대 먹거리로 떠오르고 있는 웨어러블 기기 등 대중의 관심이 높은 제품을 만나볼 수 있는 곳이다. 이번 MWC에는 어떤 제품이 나왔으며 올해 모바일 트렌드는 무엇인지 컨슈머저널 이버즈(www.ebuzz.co.kr)가 살펴봤다.
◇국내 통신 3사의 속도 전쟁
롱텀에벌루션(LTE) 시대가 도래하면서 국내 이동통신 3사의 속도 전쟁 또한 끊이지 않고 있다. 그리고 이런 속도전은 MWC에서도 고스란히 이어졌다. 이들이 선보인 기술은 약간 차이가 나기는 하지만 핵심은 여러 주파수를 묶어 속도를 올리는 기술이다.
먼저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광대역 주파수 세 개를 묶어 최고 450Mbps 다운로드 속도를 구현한 3밴드 LTE-A를 선보였다. 두 회사는 이미 광대역 주파수에 LTE 주파수 두 개를 묶는 3밴드 LTE-A 시연에 성공한 바 있다. 이는 20+10+10=40㎒ 대역폭으로 최고 300Mbps 속도를 낸다. 그런데 MWC에서는 광대역 주파수 세 개를 묶어 60㎒ 대역폭을 구현했다.
이번 기술은 시연 단계기 때문에 상용화하려면 갈 길이 멀다. 연말이 되면 최대 300Mbps LTE-A가 서비스될 예정이다. 현재 유일하게 LG유플러스가 2.6㎓대 40㎒, 850㎒와 2.1㎓에 각각 20㎒를 가지고 있어 상용화에 가깝다. SK텔레콤은 850㎒에서 20㎒, 1.8㎓에서 40㎒의 대역폭을 가지고 있는데 3G로 사용하는 2.1㎓를 2분기 LTE로 전환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다른 통신망을 묶는 기술도 공개됐다. 앞에서 설명한 3밴드 LTE-A는 똑같은 방식의 LTE를 묶는 기술이지만 와이파이나 다른 방식의 LTE와도 묶을 수 있는 기술을 말한다.
노키아솔루션스앤드네트웍스(NSN)는 SK텔레콤, KT와 함께 주파수 분할(FDD) 방식과 시분할(TDD) 방식 LTE를 함께 묶는 이종 CA 기술을 발표했다.
LTE FDD는 주파수를 업로드용과 다운로드용으로 나눠 쓰는 기술이다. 현재 국내에서 쓰이고 있다. LTE TDD는 업로드와 다운로드를 번갈아 쓰는 방식이다. FDD 방식은 기지국의 커버리지가 넓고 품질이 안정적이며 TDD 방식은 트래픽이 몰릴 때 대역을 조절하는 것이 장점이다.
엄연히 다른 방식이지만 MWC에서는 이 둘의 주파수를 묶어 최고 속도 260Mbps 시연에 성공했다. 아직 국내에서는 TDD 방식이 쓰이지 않고 있지만 관련 기술을 선보였다.
◇64비트 모바일 프로세서
지난해 9월 애플이 ‘아이폰5S’ 발표와 함께 64비트 프로세서의 포문을 열었다. 이 영향으로 올해는 여러 칩 제조사에서 64비트 프로세서를 출시할 것으로 보인다. MWC에서도 이런 징후를 쉽게 확인할 수 있었다.
인텔은 LTE-A를 지원하는 64비트 아톰 프로세서를 발표했다. ‘메리필드(Merrifield)’라는 코드명으로 알려진 ‘Z3480’이 그 주인공으로 실버몬트 마이크로아키텍처에 기반을 두고 있으며, 22㎚ 공정으로 제작된다. 작동 속도는 2.13㎓며 듀얼코어다. 그래픽은 파워VR 시리즈 6 그래픽 IP 코어를 쓴다. 인텔 XMM 7160 LTE에 최적화됐다. 2분기에는 메리필드를 사용한 기기가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차세대 64비트 아톰 프로세서인 ‘무어필드(Moorefield)’ 정보도 공개됐다. 2.3㎓ 작동속도를 지니고 있는 프로세서로 최고 300Mbps 다운로드 속도를 지원하는 XMM 7260과 좋은 궁합을 이룬다. 올 하반기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만 미디어텍도 64비트 프로세서를 공개했다. LTE가 통합된 ‘MT6732’로 코어텍스 A53 아키텍처에 기반을 두고 1.5㎓ 작동 속도를 지니고 있다. 그래픽은 말리 T760을 쓴다. 다운로드 최고 150Mbps, 업로드 최고 50Mbps를 지원한다. FDD와 TDD LTE 및 3G를 모두 이용할 수 있다. 연말께 이를 사용한 제품이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
퀄컴은 지난해 말 64비트 프로세서 ‘스냅드래곤 410’을 이미 발표한 바 있다. 저가형 시장을 겨냥한 제품으로 이번에는 600번대 고급 기종에 쓰이는 칩세트를 발표했다. ‘스냅드래곤 615’와 ‘스냅드래곤 610’이 그 주인공이다.
스냅드래곤 615는 여덟 개의 두뇌를 지닌 옥타코어며 스냅드래곤 610은 네 개의 두뇌인 쿼드코어 제품이다. GPU는 아드레노 405가 쓰인다. 통신칩은 고비 9x30이 통합됐다. 최고 300Mbps LTE를 지원한다. 이 칩은 스마트폰에만 쓰이는 것은 아니다. 자동차 텔레매틱스·인포테인먼트 시장도 겨냥하고 있다.
64비트 프로세서가 하나둘씩 모습을 드러내고 있지만, 안드로이드는 여전히 32비트다. 구글은 명확한 64비트 적용 계획을 밝힌 바가 없다. 64비트 프로세서가 시장에 나온다 하더라도 운용체계(OS)에서 이를 지원하지 않는다면 무용지물이다.
◇웨어러블 기기
차세대 먹거리로 주목받고 있는 웨어러블 기기도 풍성하게 쏟아져 나왔다. 삼성전자는 ‘삼성 기어2’ ‘삼성 기어2 네오’ ‘삼성 기어 핏’ 3종의 웨어러블 기기를 공개했다. 기어2와 기어2 네오는 스마트와치에 해당되며 기어 핏은 스마트밴드로 분류할 수 있다.
기어2는 갤럭시 기어의 후속 제품이지만 안드로이드를 버리고 타이젠을 적용한 것이 가장 큰 변화다. 1.63인치의 화면 크기는 동일하지만 무게와 두께를 모두 줄였다. 교체할 수 없었던 스트랩은 쉽게 교체할 수 있도록 했으며 22㎜ 표준 규격을 채택해 다양한 스트랩 출시를 기대할 수 있다. 배터리 사용 시간도 늘어 한 번 충전하면 2~3일을 사용할 수 있다. 기어2에서 카메라를 뺀 것이 기어2 네오다.
기어 핏은 운동에 최적화한 스마트밴드다. 1.84인치 디스플레이를 지니고 있지만 길쭉한 화면 형태에 커브드 슈퍼 AM OLED를 적용해 착용감을 끌어 올렸다. 제품 뒷면에 심박센서를 채택해 심박 수를 측정할 수 있도록 했다. 실시간 피트니스 코칭 기능을 사용하면 운동량을 확인할 수 있으며 이런 정보는 연동된 스마트폰에 자동으로 축적돼 이력을 관리할 수 있다. 심박센서는 갤럭시S5와 기어2, 기어2 네오에도 장착돼 있다.

LG전자는 지난달 CES에서 내놨던 ‘라이프밴드 터치’를 전시했다. 칼로리 소모량과 걸음 수, 움직인 거리 등을 측정해 주는 제품이다. 라이프밴드와 연동되는 ‘심박동 이어폰’도 함께 선보였다.
화웨이도 첫 웨어러블 기기를 공개했다. ‘토크밴드’로 명명된 이 제품은 스마트 시계와 스마트 밴드의 중간 형태다. 칼로리 소모량, 수면 시간 등을 기록해 준다. 재미있는 부분은 밴드 전면의 1.4인치 디스플레이가 헤드세트 역할을 한다는 점이다. 밴드 옆 부분을 눌러 화면을 분리하면 블루투스 헤드세트로 쓸 수 있다.
소니는 CES에서 선보인 스마트밴드 ‘SWR10’과 함께 스마트웨어라는 새로운 사용자 경험을 꺼내놨다. 건강이나 운동 기록을 넘어 엔터테인먼트와 소셜 활동 등 인생을 다채로운 방식으로 기록하는 데 기반을 두고 있다.
신종균 삼성전자 사장은 올해 웨어러블 사업에 집중하겠다고 MWC에서 말했다. 많은 기업이 2014년에 웨어러블 기기를 시장에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운동이나 건강 분야로 집중되는 모양새다.
◇주목할 만한 스마트폰
LG전자가 만든 ‘G프로2’는 며칠 전 국내에서 판매가 시작됐다. 5.9인치 대화면을 채택한 패블릿 제품으로 강점은 카메라를 꼽을 수 있다. OIS(Optical Image Stabilizer:광학식 손떨림 보정)에 소프트웨어 보정까지 더해 사진 촬영 시 생기는 손떨림을 한층 강하게 잡아준다.
여기에 자연스러운 결과물을 만들어 내는 ‘내추럴 플래시’, 빛이 나는 디스플레이 일부를 활용해 전면 카메라의 플래시를 대신한 셀카 모드, 촬영 시 초점을 결정하는 것이 아닌 촬영 후 원하는 부위의 초점을 정할 수 있는 ‘매직 포커스’, 초당 120프레임으로 촬영해 1/2, 1/4 속도로 재생할 수 있는 ‘슬로 모션’, 최다 20장의 사진을 찍어 하나의 영상으로 볼 수 있는 ‘버스트샷 플레이어’, 4K 동영상을 촬영할 수 있는 ‘UHD 리코딩’ 등 속이 꽉 찬 카메라 기능이 제공된다.
지문 인식은 없지만 기존 노크온 기능에 잠금 해제를 추가한 ‘노크 코드’도 쓸 만하다. 노크온은 단순히 화면을 깨우는 것에 불과했는데 노크 코드는 꺼진 화면 위를 몇 차례 터치하면 바로 홈 화면으로 이동한다.

‘갤럭시S5’는 삼성전자가 3년 만에 MWC에서 발표한다고 해서 더욱 주목받은 제품이다. 화면 크기는 5.1인치며 해상도는 풀HD다. 슈퍼 AM OLED 패널을 쓴다. 5.2인치와 QHD 해상도를 예상하는 이가 많았는데 보기 좋게 빗나갔다.
홈 버튼에는 지문인식을 적용했다. 팬택의 지문인식처럼 문지르는 방식이다. IP67의 방진·방수 기능을 지원한다. 먼지 유입은 완전치 차단되며 수심 1m에서 30분간 끄떡없다. 뒷면에는 심박센서를 적용했다. 카메라는 1600만 화소다. 아이소셀(ISOCELL) 센서를 사용했다.
디자인은 전작과 거의 달라진 점이 없다. 현재 가장 논란이 되고 있는 부분이 후면 커버의 펀칭 패턴이다. ‘갤럭시S3’부터 이어온 디자인이기에 이번에는 변화를 줘야 하지 않았나 싶다.
‘요타폰’은 러시아 최대 인터넷 서비스업체이자 4G 무선 인터넷 제공업체인 요타(YOTA)가 주도하고 러시아 정부의 지원을 받아 탄생한 스마트폰이다. 안드로이드에 기반을 두고 하드웨어가 뛰어난 것은 아니지만 듀얼 스크린을 쓴다는 점이 이색적이다. 후면에 전자 잉크를 사용한 화면을 적용했다. 아이디어가 빛나기는 하지만 기술력은 다소 떨어진다.

소니는 ‘엑스페리아Z2’를 선보였다. 갤럭시S5가 선보인 방수 기능을 소니는 작년부터 적용해 왔다. 엑스페리아Z2 또한 방수 기능이 적용돼 있다. 또 소니의 카메라와 캠코더 기술을 도입했으며 디지털 노이즈 캔슬링 기술도 채택했다. 4K 동영상 촬영과 스테디샷 손떨림 보정 기능을 사용해 걷는 중에도 선명한 동영상을 촬영할 수 있다.
‘노키아X’는 그동안 윈도폰만 만들어오던 노키아가 처음 선보인 안드로이드폰이다. 4인치인 ‘노키아X’와 ‘노키아X+’, 5인치 ‘노키아XL’ 3종을 선보였다. 홈 화면은 윈도폰과 매우 유사한 라이브 타일로 구성돼 있다. 모바일 메신저 라인과 라인 카메라, 라인 버블 등의 앱이 기본으로 적용된다.
이번 MWC에서 확인할 수 있는 스마트폰 트렌드는 화면은 더 커지고 카메라 성능은 더 높아졌다는 점이다. 4K 동영상 촬영을 속속 도입하고 있으며 초당 120 프레임의 슬로 모션도 가능하다. 화면 크기는 5인치 이상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5.3인치 갤럭시 노트가 나왔던 2011년만 하더라도 5인치 이상 크기는 성공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지만 이제 4인치대 크기는 작게 느껴질 정도다.
파이어폭스 OS를 사용한 저가 스마트폰도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MWC에서 공개된 제품은 단돈 25달러다. 인도 등 개발도상국 시장을 겨냥한 상품이기는 하지만 프리미엄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른 만큼 보급형 제품이 활발하게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


















